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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들 - 일상을 이루는 행동, 생각, 기억의 모음 ㅣ 들시리즈 1
김설 지음 / 꿈꾸는인생 / 2021년 3월
평점 :

평범한 일상 속 숨겨진 작은 기쁨들
한 사람이 책 한 권 분량을 꽉 채워서 말할 수 있는 무언가에 대한 에세이 <들시리즈>
그 첫 번째는 너무나도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 안에서 발견하는 소소한 행복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김설 작가님의 <사생활들> 이다.
"웃기지만 슬프고 대수롭지 않지만 긴 여운이 남는 글을 쓰고 싶다." p.019
프롤로그에서 자신의 사생활을 호들갑스럽지 않은 글로 써야겠다고 다짐하는 작가님의 글을 읽으니 괜한 미소가 떠오른다.
에세이를 쓰다 보면 내 행동뿐 아니라 생각까지 시시콜콜 담겨 있기에 써놓고도 괜히 남이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들 때가 있다.
사실 그런 생각이 든다면 혼자 보는 일기를 쓰면 되는데 이렇게 책으로 나온다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들과 공감하고픈 이유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에게 몰두하는 삶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배우고 싶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찾아볼 생각이다. 과연 중년과 노후의 바람직한 삶의 방향은 무엇일까." p.162
나도 원치는 않았지만 중년이 되면서 어떻게 하면 좀 더 멋지게 늙어갈 수 있을까 고민을 하게 된다. 요즘 잘나가는 작가님들은 거의 나보다 어려서 문학 중간층의 부재(!)가 아쉬웠는데 그렇기에 책을 읽으며 맞장구 치고 공감하기도 했고, 나와 성향이 비슷한 부분이 굉장히 많아 남의 사생활을 엿보면서 혼자 반가웠더랬다.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인생과 아무 일 없는 평온함이 감사한 하루가 섞여 인생의 즐거움을 발견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글을 읽자니 어묵 봉지 같은 남편의 배도, 비대하지 않은 몸이라 수영복을 입을 용기가 생긴다는 말도 그렇게 유쾌할 수가 없다.
삶에서 발견하게 되는 작은 기쁨들과 소소한 지저귐이 모여 인생을 채우는 의미로 가득하기를... 나 또한 그렇게 살아가기를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