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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 파티 - 캐서린 맨스필드 단편선 ㅣ 에디션F 6
캐서린 맨스필드 지음, 정주연 옮김 / 궁리 / 2021년 1월
평점 :
20세기 탁월한 모더니스트로 평가받고 있는 캐서린 맨스필드의 단편선 <가든 파티>가 궁리의 에디션F 시리즈 세 번째 작가의 작품으로 출간됐다.
에디션F 시리즈는 'F'는 Feminism, Femail, Friendship을 상징하는 약자로 여성 작가들이 여성의 모습을 능동적이고 역동적으로 그려나가는 작품들을 골라 선보이게 될 궁리출판의 색깔 있는 문학 선집 시리즈로, 이미 샬롯 퍼킨스 길먼의 <허랜드>와 <내가 깨어났을 때>, 이디스 워든의 <제인의 임무>가 출간되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캐서린 맨스필드는 34세의 나이에 결핵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80여 편의 단편소설뿐 아니라 시, 에세이, 평론까지 바쁜 활동을 펼치며 쉼 없는 글쓰기를 통해 "보이지 않는 것, 알 수 없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이 책에는 그의 대표작 9편이 실려 있는데, 복잡 미묘한 인생을 사는 사람들의 민감한 마음을 섬세하고 현실감 있는 필체로 그리면서, 각 작품들마다 다양한 형태의 화자를 통해 '인생'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다.
특히 표제작인 <가든 파티>의 경우, 아침부터 파티 준비로 바쁜 가운데 이웃의 죽음 소식을 듣고 잠시 고민하지만 결국 파티를 잘 끝내고 그 집에 음식을 나눠주러 가면서 주검을 목격하고 '경이로웠다'라고 말하는 것이 어떤 마음을 대변하고 싶었을지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죽기 직전까지 작품을 썼다는 것에 경의를 표하는 바이나, 다중 시점, 의식의 흐름 기법 등이 당시에는 혁신적인 기법일지 모르겠으나 21세기를 사는 현시점의 독자인 나는 작가의 마음을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반전 있는 블랙 유머들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난 자유로워. 나는 자유야. 바람처럼 자유라고." 그러자 이제 이 떨리고, 요동치고, 신나고, 펄럭이는 세상이 모두 그녀 차지였다. 나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니야. 오직 인생의 것이지.
--- <뜻밖의 사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