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희일비하는 그대에게
이정화 지음 / 달꽃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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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와 영화 속 여배우들의 마음을 종이 위에 담아낸 청춘 서예가


"보고십엇소"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여주인공 '고애신(김태리)'이 공책에 살포시 적어 '유진 초이'에게 건넨 이 짧은 문장 안에는 그녀의 애틋한 마음이 잘 녹아 있는데, 이 글씨를 쓴 진짜 주인공이 바로 서예가이자 대필 작가인 인중 이정화다.


서예가인 아버지 송민 이주형 선생을 따라 일곱 살에 처음 붓을 잡은 그녀는 올해 갓 서른을 넘긴 나이지만 서예 경력 20년이 넘는다.


인(仁)자와 가운데 중(中)자를 붙여 '인중'이란 호를 대학 시절 스승님이 지어줬는데 인은 '사랑'이라는 뜻도 품고 있다고 하니, 남을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스승의 사랑이 담겨 있으리라.


청춘 에세이라고 하지만, 보통 그 나이의 청춘들과는 조금 결이 다르다. 

묵의 느낌처럼 씁쓸하면서도 달큰한 향기가 풍기는, 조금은 더 어른스러운 생각이 담겨 있는데 왜 나는 짠한 마음이 드는 것일까.


마음을 정화하고 붓을 잡아야 한다는 제대로 된 글씨를 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일까. 

나이보다 진중하게 생각하는 어른스러움이 대견하기도, 한편은 안쓰럽기도 하다.


다섯 살 때 크게 다친 적이 있는데 수혈을 해 준 다섯 분 중 네 분이 서예가셨기에 핏속에 찐 서예가의 피가 흐른다는 그녀.

우리의 멋을 알리기 위해 오늘도 먹을 갈고 마음을 단정히 할 그녀의 미래가 기대되고 궁금해진다.



"자외구서(字外求書), '글자 밖에서 글씨를 구해라'

글자 안에 갇힌 마음을 꺼내 더 깊고 멀리 꺼내는 것. 책상 안에서만 글자를 보지 말고 고목의 나뭇가지에서 서예의 장엄한 획을 찾고, 흐르는 물의 움직임을 보면서 유려한 선을 찾아 리듬에 몸을 맡기는 것처럼, 마음의 움직임에 따라 붓이 자연스럽게 춤을 추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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