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방 - 우울의 심연에서 쓰다
메리 크리건 지음, 김승욱 옮김 / 북트리거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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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게 일어난 일들을 이해하고 싶었다”



저자인 메건 크리건은 스물여덟 살 어린 나이에 자신의 첫 딸 애나가 심장 기형으로 태어난 지 이틀 만에 세상을 떠나면서, 약하게 붙잡고 있던 마음을 끈을 놓아버린다.


그렇게  '멜랑콜리를 동반한 주요우울증 에피소드'라는 진단을 받게 되고, 수면장애, 절망감, 죄책감, 자살 시도 등 피하고만 싶었던 자신의 과거를 마주하게 되기까지 참으로 오랜 시간을 견뎌왔다.


살아있다는 것이 놀라울 만큼 낱낱이 고백한 그녀의 우울증은 사람을 집어 삼킬 만큼 커다란 죽음의 그림자였다.


요즘은 우울증을 대하는 태도가 예전보다는 나아졌고 관련 책들도 많이 나왔다지만, 이 책처럼 자신의 아픈 과거를 반추하면서 섬세하게 재구성된 그 시절 그녀의 마음을 읽다 보니 안타깝고 같은 여자이자 엄마로서 가슴이 아팠다.


나의 얕은 지식으로 우울증이라도 단순히 약을 잘 먹으면 낫는다는 생각은 참으로 안일한 방법이었고, '우울증  치료'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치료 방법들의 진화된 역사를 들으며 놀랍기도 했다.


25년이 넘는 자신의 우울증을 마주보기 위해 얼마나 힘든 시간을 견뎠을지, 그리고 단순히 개인적인 에세이에 그치지 않고 질병에 대한 정신의학의 대응을 직시하며 냉철하게 기록한 글에서 저자의 균형 감각이 돋보인다.


지금도 그녀의 목에 남아있는 '흉터'.

이 책의 원제가 'the Scar'라고 하는데 몸의 흉터만큼 마음의 상처도 흉터로 남겠지만, 오히려 그것들을 통해 마음을 다잡고 세상으로 걸어 나가는 멋진 아들의 엄마가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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