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바다로
나카가미 겐지 지음, 김난주 옮김 / 무소의뿔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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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현대문학의 이단아 나카가미 겐지(1946~1992)

이 글은 그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인 열여덟 살에서 스물세 살 때까지 쓴 이 단편들을 모은 것으로,‘야들야들한 살을 지닌 젊은 작가의 정제되지 않은 글'이 담겨있다.


각 단편마다 고뇌하는 젊음이 있다.

친구, 가족의 죽음, 어른의 외도, 첫사랑, 첫경험의 기억들이 파편처럼 펼쳐져 있다.

 

그리고 이 시기, 한 남자의 머릿속엔 온통 '집착에 가까운 성욕'이 지배한다.

그러나 글은 외설스럽지 않다. 

오히려 경건하다고 해야 할까?

문체도 뒤죽박죽 같은데, 마치 춤을 추듯 날 것의 생생함이 느껴진다.


일본어를 몰라 번역본을 봐야 하는 것이 안타깝지만 김난주 역자님이 알아서 잘 해주셨겠지.



"우리는 살아 있어

저 푸른 잎 속에

우리에게는 한없는 내일이 있어

이 멋진 젊은 날

너도 나도 젊어

아아 우리는 내일을 향해

이 아찔한 청춘을 살아가자."

P.13 (「18세」중에서)



"입을 꼭 다문 채, 나와 '나'는 걷고 있다.

싸늘한 아침이다.

이 아침에는 태양의 이글거림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우리는 걷고 있다.

보리 이삭처럼 따끔따끔 찌르는 언어가 흩뿌려진 아침이다." 

p.140 (「불만족」중에서)



"나는 걷고 있다. 내 안의 바다를 향해 걸어간다. 과거 나를 집어삼켰던 바다, 나를 압도하고, 목 졸라 죽였던 그 바다를 향해 나는 걷고 있다. 바다, 너는 삼월의 반짝반짝 빛났던 자신감과 긍지에 찬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피부를 짓찢고 깨물어 죽였다. 나는 걷기 시작한다. 내 안의 바다를 향해 걷기 시작한다." 

P.215, (「바다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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