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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어요
쉬하오이 지음, 정세경 옮김 / 학고재 / 2020년 7월
평점 : 
인간은 혼자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기에 관계로 오는 스트레스는 누구에게나 있고, 특히 나와 늘 만날 수밖에 없는 가족과의 관계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남처럼 간단히 끊어낼 수 있는 존재가 아니기에 좋든 싫든 평생 보듬고 다독이며 살아가야만 한다.
그런데 어디까지나 이건 내 입장이고, 나의 다른 가족에게 나도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다.
특히 우리 엄마한테는...
이 책은 『지금 나를 위로하는 중입니다』로 잘 알려진 타이베이의 심리치료 전문가 쉬하오이 교수의 책으로 나는 이분의 책을 처음 읽어봤는데 왜 다정한 심리 처방이라고 하는지 알겠다.
엄마와 딸이 편지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 처음에는 약간 불편했다.
나는 엄마와 이렇게 주고 받지 못하기에 다정하지 않은 딸인가! 하는 자책감과 남의 편지를 엿보는 건가 하는 부담스러움? ㅋㅋ
근데 이건 작가의 교묘한(!) 처방법이고 읽다 보니 생각하게 만드는 것들이 있어 한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스스로 물어본 적 있는가?
늘 성가시게 구는 누군가를 멀리하고 싶어도 정작 그러기엔 아쉬운 게 아닌지."
읽으면서 나도 나의 엄마와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봤다.
너무 닮아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하면서도 이해하지도 다가가지도 못하는 상태.
그렇기에 한 번 싸우면 그 싸움은 대판이 되고, 그렇게 한동안 서로 연락도 안 하지만 또 언제 그랬냐는 듯 별일 없이 사는 관계.
그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딱 그 정도의 거리가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엄마의 입장에서는 어떨까?
"어떤 어른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할 때는 그 사람이 아이가 됐다고 상상을 해보면 이유를 알게 된대요."
내 가족이나 타인으로 인해 마음이 답답할 때가 누구나 있지 않은가!
이 책을 한 장씩 읽다 보면 상대방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더불어 나의 내면의 소리에도 귀 기울일 수 있는 좋은 처방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