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은 가을도 봄
이순원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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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아들과 딸』, 『젊은이의 양지』, 『영화 홀리데이』가 떠올랐다.

다시 찾아보니 아들과 딸은 60년대, 젊은이의 양지는 80년대던데 어릴 때 잘 모르고 봤던 드라마의 시대적 배경과 느낌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서 그런가.


배경이 '유신'과 '5공' 사이인데 읽으면서 주인공이 소설을 빙자한 작가님의 이야기일 거라는 합리적 의심...

시대 배경은 나도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젊은 사람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을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양조장집 둘째 아들로 다소 유복하게 청소년기를 보내고 대학에 들어왔다 시대적 송사에 휘말리게 되고 소위 아버지의 빽으로 혜택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생의 부채로 생각하고 사는 김진호.


요즘으로 따지면 젊은 사람들이 참으로 좋아할 금수저인데 정작 본인인 뭐가 그리 불만인걸까.

청춘의 '얼룩'으로 남겨진 첫 번째 대학을 제적으로 날리고 두 번째 들어온 대학의 교수님은 그를 불러 이렇게 얘기한다.



"청춘이라는 게 원래 그렇지.

지나온 사람들에게는 꽃으로 비유되기도 하지만, 본인들에게는 춥고 습한 계절이지.

그렇지만 방황도 이쯤에서 끝내는 게 좋아."


청춘의 시기는 항상 복잡하고, 걷잡을 수 없지만, 휩쓸려가고 싶은 그런 시기 아니던가.

시기와 상황만 다를 뿐, 그 시기 젊은 사람들이 가진 고뇌의 모양들은 비슷해 보인다.

나도 그런 고민을 했던가...

단지 하나의 '얼룩'은 오점일 수 있지만, 그것들이 모여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기도 한다.

이 소설에서 작가님이 전하고 싶은 진심은 그런 것이 아닐까.


"살아가며 우리가 부끄러워해야 할 일은 오류를 범하는 것보다 자기가 범한 오류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을 때라네.

특히 젊은 날의 오류는 오히려 인생에 비약적인 계기가 될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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