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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으로 가는 당신 - 한국가요 100년, 주옥같은 명곡들에 얽힌 이야기
주현미 글, 이반석 정리 / 쌤앤파커스 / 2020년 5월
평점 :
코로나가 전국을 뒤덮으면서 집콕 생활이 한창이던 그 때 많은 사람의 마음을 달래준 프로그램이 바로 '미스터트롯'!
최고 시청률 35.7%를 찍으면서 온 집안을 트롯으로 물들였더랬지...
우리 집 아이들도 AI스피커로 맨날 트로트를 틀어놔서 정말 지겹도록 들었다는 건 안 비밀 ㅋㅋㅋ
그때 눈에 띄던 한 사람!
트로트의 여왕이자 마스터 자격으로 앉아계시던 바로 주!현!미!
금색 의자에 앉아 있어서 우리 아이들에게는 '금 할머니'로 친숙한 그분의 노래가 영탁의 목소리로 준결승전에서 울려 퍼졌다.
우와~ 내가 어릴 때 봤던 그 모습보다 더 우아하고 여유 있게 경연을 즐기는 표정이 진짜 멋있었다.
금할머니 주현미 선생님의 책이 나왔다.
지금 반짝 트롯의 인기에 영합하려는 많은 사람이 있을 테지만 이분이야말로 트롯의 산 증인 아닌가!
1년 전부터 유튜브 채널 주현미TV(구독자 5월말 기준 143만)를 통해 꾸준히 자신의 음악을 선보여왔고, 오히려 노력이 기회를 만나 더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책도 정성을 들인 티가 난다.
안에 있는 삽화들도 예쁘고, 무엇보다 한 자 한 자 음악에 얽힌 이야기들이 화려한 겉모습과 다르게 소박하고 진솔했다.
노래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도 재미있었지만 놀라웠던 건...
그냥 흘려들었던 트로트 가사가 이리 시적이고 애절했었구나...
"웃는 저 꽃과 우는 저 새들이
그 운명이 모두 다 같구나
삶에 열중한 가련한 인생아
너는 칼 위에 춤추는 자로다"
노래에 얽힌 이야기, 본인의 사랑이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이 책을 읽고 있자니...
어떤 분은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될 것이고, 또 누구는 옛 추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격변의 시절을 견디면서 만들어진 애절한 가사들...
아픈 역사가 오히려 좋은 노래로 승화된 현실의 아이러니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번 '미스터트롯'을 통해 어린 손자, 손녀들이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할 수 있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정말 좋았다.
3대가 함께 트로트를 부르는 광경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음악의 위대함이 놀라웠고, 이를 계기로 트로트가 더 발전하고 사랑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모든 옛 노래는 그 자체로 훌륭하지만, 어떤 노래들은 우리가 잊고 지냈던 추억이나 아름다운 기억을 실어다주기도 합니다.
저에게는 개인적인 추억이라고 할 것이 없는 노래들도 어떤 이에게는 잊지못할 감동을 줄 거예요.
제가 어떤 노래도 허투루 해석해 부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