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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광주. 생각. - 광주를 이야기하는 10가지 시선
오지윤.권혜상 지음 / 꼼지락 / 2020년 4월
평점 :
얼마 전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광주지방법원에 도착했다.
그 뉴스를 보면서 유가족들의 마음은 얼마나 찢어질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나는 서울에서 학교를 다녀서 그런가 5.18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은 받지 못했다.
'어른들이 광주 사람들을 싫어한다'고 어렴풋이 떠올리는 정도?
다행히 우리 부모님은 경기도와 강원도 분이여서 그런가? 전라도 vs 경상도에 대한 지역감정은 없으셨는데 내가 크면서 만나왔던 어른들은 거의 전라도 사람들을 싫어했다.
그런데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면서 정말 광주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광주에서는 5·18민주화운동과 관련된 활동이 엄청 활발해요.
사실 저는 솔직히 영화 <택시운전사>가 이렇게 잘될 거라곤 생각을 못했어요.
다들 알고 있는 내용이니까요."
이 책은 다양한 직업을 가진 밀레니엄 세대 12명에게 인터뷰한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대화가 담겨있다.
그래서 더 참신하고 젊은, 광주에 관한 생각들이랄까!
5월 18일이 되면 주먹밥을 만들어 먹고 학교 급식으로도 주먹밥이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왠지 가슴이 먹먹했다.
당시 시민들이 주먹밥을 나눠 먹고 힘을 합쳤던 경험을 떠올리며, 5·18을 단지 '사건'이 아닌 '가치' 위주로 가르치려 한다는 선생님의 말에 민주화운동다운 교육이란 생각이 들었다.
독일은 이미 역사를 반성하며 그 대가로 고귀한 죄책감과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는 순수한 책임감을 얻었다고 하는데, 반성하지 않는 이웃 나라 일본은 욕하면서, 정작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는 왜곡하고 감추려드는가...
역사의 흔적들을 감추거나 없애기보다 독일처럼 오히려 그걸 관광 산업으로 탈바꿈 시켜 대대로 기억하고 반복하지 않게 노력하자는 인터뷰도 인상적이었다.
"자부심은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자부심을 느끼기에 저는 아무래도 먼 세대죠.
물론, 그런 건 있어요.
저희 아버지나 아버지 친구분들, 같은 교회에 다니는 분들을 보면 지금도 사회운동에 꾸준히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요."
솔직한 이런 발언도 좋았다.
나도 잘 모른다. 아니 아예 관심도 없었다는 것이 옳은 표현이겠지.
<택시운전사>를 보고 나서야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듯 문화의 힘은 참 크다고 생각한다.
나이 많은 아저씨들이 나와서 외치는 구호보다 이제는 좀 더 방식을 세련되게 바꿔야 한다.
영화로, 책으로, 다양한 문화로... 젊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떠올리고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 마음에 이미지로 남기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말 젊은 세대에게 콘텐츠가 소비되길 원한다면, 너무 공익성에 치우치면 안 되겠죠.
샌님 같잖아요. 하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