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엿보다 - 정재곤의 정신분석학 에세이, 2020 세종도서 교양부문
정재곤 지음 / 궁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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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하는지 모르겠지만 최화정씨의 라디오에서 '심리테스트'라는 코너가 있었다.

나는 이 코너를 자주 찾아 들으면서 내 심리상태를 확인해보곤 했는데, 나중에 책으로 나와서 구매까지 했으니 이쯤 되면 심리테스트 열혈 청취라고 할 수 있겠지? ㅋㅋㅋ


이 책의 저자인 정재곤 박사님은 프랑스 파리8대학에서 정신분석비평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하니 '인간의 심리가 참으로 연구할 것이 많구나' 하는 생각에 궁금증이 더해졌다.



"우리 모두는 행복해지기를 원한다.

하지만 행복은 거저 얻어지지 않는다.

나는 짧은 순간이나마 매일 한 차례라도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우리 주변을 살필 때 행복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믿는다."



예전에 나는 책을 읽는 것만 좋아했지 글을 쓰는 것은 귀찮아서 늘 미뤄두기 일쑤였다.

그러다가 비루한 기억력을 강화(!)하고자 조금씩이라도 써보자고 스스로 다짐했고,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꾸준히 쓰고 있다.


쓰다 보면 물론 나의 이야기가 드러나기 마련인데, 사람들이 글을 쓰면서 마음을 정리하기도 하고, 글쓰기가 치유의 도구로도 사용되는 것에는 이런 이유가 있지 않을까...




이 책에는 일상생활에서 다양하게 일어나거나 접할 수 있는 사례들이 심리학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알려주는데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바리맨'이었다. ㅋㅋㅋ

나도 고등학생 때 이 바바리맨을 몇 번 마주친 적이 있었다.


같이 가던 아이들은 '꺅' 소리를 지르며 피하기 바빴는데, 나는 어디선가 읽었던 '자기를 보고 흥분하는 사람들에 더한 흥분감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고, 오히려 그 남자를 보며 비웃는 듯한 웃음을 지어 보이고 지나갔다.

지금 생각하면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따라와서 나한테 해코지라도 하면 어쩌려고... 생각만 해도 오싹하네... >.<


책에는 그들이 이런 노출 행위를 제외한다면 대개 정상적이고 평범한 사람들인데, 이런 충동적인 '해프닝'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 '거세 콤플렉스'와 연관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이 저지른 일이 법적 제재를 받기 위한 '쇼'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

책을 읽으면 이런 TMI도 알게되니 역시 재미있구나!



이 밖에도 가족, 사회, 다문화 등 다양한 영역의 사례들을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의 관점에서 흥미롭게 풀어내면서, 재미와 더불어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부분이 많았다.


나에 대해 좀 더 잘 알고 싶다면, 내가 모르는 나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이 책에 나의 작지만 큰 소망을 펼쳐놓고자 한다.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을 중심으로, 내가 경험하고 생각했던 개인과 타자, 사회와 문화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독자들의 가슴속 연못에 조그만 조약돌을 던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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