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씨 허니컷 구하기
베스 호프먼 지음, 윤미나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인생은 변화로 가득차 있단다, 아가.

그래서 우리가 배우고 자라는 거야.

우리가 태어났을 때 주님께서는 우리한데 '인생 책'을 주셨어.

그 책이 한 장 한 장 넘어갈 때마다 우리는 인생을 배우는 거야."


굉장히 사랑스러운 책을 만났다.

씨씨 허니컷은 엄마와 둘이 사는 열두 살 소녀.

엄마는 정신증 환자로 예전 미인대회에서 우승한 그 날에 갇혀 살고 아빠는 이런 가족을 방치하면서,

씨씨는 보살핌이 필요한 나이지만 엄마의 보호자 역할을 떠맡게 된다.


"학교에서 나는 립스틱을 떡칠하고 왕관을 쓰고 다니는 정신병자 엄마를 둔 빼빼 마른 소녀였다.

시험의 답을 물어볼 때가 아니면 아무도 내게 말을 걸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남부의 투티 할머니에게 보내진 씨씨는 그곳에서 인생의 새로운 페이지를 펼치게 된다.

남부의 따뜻한 햇살 아래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여성들을 만나게 되고, 씨씨는 그녀들의 무한한 지지를 통해 자신의 아픈 마음을 치유하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나가게 된다.


"다른 사람이 우리를 어떻게 보는지는 우리가 우리 자신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결정돼."



이 책은 성장소설이긴 한데, 아이의 마음을 자세히 묘사하기보다는 주변의 상황을 통해 아이가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표현했다.

사실 엄청나게 디테일한 묘사가 담긴 성장소설은 주인공 어린 아이의 마음이 아니라 작가의 생각이 드러날 때가 많아 살짝 거부감이 들 때도 있는데, 씨씨는 그 또래의 생각할 수 있는, 그렇지만 나름 이해가 빠른 그 나이대의 소녀로 그려져 있어 몰입이 더 잘 됐고, 이 아이를 지지하는 여성들의 생각을 통해 나도 배울 점이 많아 열심히 인덱스를 붙이며 읽었다.

나도 씨씨 또래의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아이들의 인생에 도움이 되는 선생님으로 기억된다면 좋겠다는 희망을 품고...^^


"우리는 이 세상에서 조심조심 살아가야 하지만, 분명한 건 세상에 나쁜 사람이 한 명 있으면 좋은 사람이 백 명 있다는 거야."


"누구나 자신의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해.

중요한 건 행동으로 옮기고, 세상과 더불어 살아가는 거야."


표지만 봐도 아주 먹음직스러운 복숭아가 시선을 잡아끄는 이 책의 기본 뼈대는 한 소녀의 성장소설이지만,

자기계발서 못지않은 좋은 이야기들, 에세이보다 훌륭한 감성이 담겨 있었다.

삶이 무료하게 느껴지거나 지치고 힘들 때, 달콤한 복숭아 한 입 같은 이 책이 마음에 힘과 용기를, 깜깜한 마음속의 빛나는 점이 되어줄 것이다.



"아가. 내일은 오늘보다 더 좋은 날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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