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 없는 검사 표정 없는 검사 시리즈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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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나카야마 시치리 World!"

반전의 제왕! 이야기의 달인! 나카야마 시치리의 신간! <표정 없는 검사>

얼마 전 <비웃는 숙녀>의 재미가 가시기도 전에 나온 또 다른 재미가 찾아왔다.


알고 보니 나카야마 시치리 작가님은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9년 동안 무려 마흔네 권의 책을 펴냈다고 하니...

일본에서는 '홀수 달에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새 작품이 출간된다'는 통설이 생겼을 정도라니 무시무시한 집필량과 출간속도가 아닐 수 없다.


이번 표정 없는 검사는 한마디로 고구마 먹다 사이다 100병 마신 듯 속이 시원한 느낌이다.

오사카 지방 검찰청의 1급 검사, 후와 슌타로는 '신념의 끝판왕'으로 사사로운 정이나 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소신과 신념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핵사이다 검사다.

이 사람에게는 아주 중요한 무기가 있는데 바로 표정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


"하루 종일 표정이 그 모양이니 뒤에서는 다들 그를 '표정 없는 검사'라고 불러."

자신의 감정을 철저히 숨기고 표정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설정을 보고, 드라마 <비밀의 숲>을 떠올렸다.

내 인생 드라마라 할 수 있을 만큼 재미있던 이 작품에도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외톨이 검사(조승우)가 나오는데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나 입신양명을 내세우지 않고 자신의 신념대로 움직이는... 자칫 왕따일 수도 있지만, 자신의 일은 묵묵히 해내는 근성이 이 책의 검사 '후와'와 닮아 있었다.



"누군가를 믿는 건 나 자신의 운명을 맡기는 것과 같은 뜻이야.

절대 허투루 생각할 만한 게 아니지.

조직을 상대할 때는 더욱 그렇고"


그를 돕는 사무관 미하루를 상사인 후와의 속내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후와와는 다르게 '욱'하는 성격도 있고, 성질도 급하지만 사려 깊고, 후와를 챙기는 모습이 귀여운 아가씨였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딱 그 정도로만 등장해서, 향후 나올 시치리 월드에서 좀 더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기대감이 드는 캐릭터다.



"갈등할 생각은 없습니다.

일반인을 수사하고 체포하는 권한을 지녔다면 그에 합당한 식견과 능력도 지녀야 한다는 극히 당연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이죠.

그러지 못할 거라면 경찰과 검찰 일을 그만두는 게 이 세상을 위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는 두 개의 큰 사건이 나오는데, 첫 번째 사건에서 경찰의 부실 수사를 뒤엎으면서 진짜 범인을 찾아내 경찰과의 사이가 벌어졌다면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경찰과의 전면전(!)이 펼쳐진다.

그러나 이건 사실 경찰청 스스로의 내부 문제가 후와에 의해 드러났을 뿐, 어찌 보면 검사로써 당연한 일을 했지만 그들에게는 '공공의 적'으로 몰린다.


이 사건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지검장의 호출로 대면하는 장면이 있는데 여기서도 후와는 전혀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는 발언을 한다.

사실 윗분들 입장에서는 '싸가지 없는 X'으로 볼 수도 있고, 읽으면서 나도 그의 융통성 없음에 답답했지만, 그것이 바로 '후와' 검사의 매력이지!


마지막 부분에서 역시 반전의 제왕답게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범인이 나오면서 그간의 퍼즐이 맞춰지는 걸 보면서 '역시 시치리님'을 외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사실 나카야마 시치리 작품의 입문자인데, 다작을 통해 독자와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작가님의 성격답게 곧 또 다른 신간으로 돌아온다고 하니, 국내에 꾸준히 소개될 '나카야마 시치리 월드'의 다양한 캐릭터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만나보고 싶다.



"알기 쉬우니 속기도 쉽지.

그게 바로 주제넘게 나서는 족속들의 가장 빠지기 쉬운 함정이야.

이 기회에 잘 알아 두도록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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