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고 싶은 여덟 가지
박준석 지음, 이지후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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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찾는 아이, 흔히 볼 수 없지

넓은 세상 볼 줄 알고

작은 풀잎 사랑하는

워~흔히 없지, 예~볼 수 없지" 

(들국화 <내가 찾는 아이> 中)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왜 자꾸 이 노래가 생각나는지...

이 책의 저자 준석이는 가습기 살균제의 피해자다.

1살 때부터 감기에 자주 걸리는 아이를 위해 엄마가 켜놓은 가습기... 그리고 그 안에 들어있던 살균제...

결국, 폐 기능의 절반 가까이 잃었다.


제대로 된 학교생활을 할 수 없던 아이의 곁에는 다행히 책이라는 소중한 친구가 생겼고, 지금까지 만 권이 넘는 책을 읽으면서 올해 책도 내고, 국제중학교 입학이라는 좋은 소식까지 전해주었다.



"나는 병원에 가면 항상 누워 있다.

그래서 밥 대신 거의 죽을 먹는다.

병원 김치가 맛있었다."(p.30)


지난해 7월 국회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준석이는 <내가 할 수 없는 여덟 가지>라는 글을 직접 낭독했다.

같은 또래의 아이들이라면 너무 자연스러운 친구와 놀고 운동을 하는 것...

그것이 준석이에게는 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니...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읽는 내내 너무 가슴이 아팠다.

그렇지만 우리 준석이는 마냥 슬퍼하지만은 않는다.



"수련회에 못 가서 아쉽지만

잘 쉬는 것이 더욱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는 것이라 믿는다.

친구들아, 재미있게 잘 놀다 와!"


<내가 하고 싶은 여덟 가지>는 준석이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중학교 입학 전까지 쓴 글들을 묶은 책인데,

또래 아이답게 꿈도 계속 바뀌고ㅋㅋ 친구들과 박물관 수업도 하고 일상생활을 잘해나가는 모습이 대견했다.

그래도 병원에서 누워만 있어야 하는 다른 아이들보다 건강하게 잘 생활하는 씩씩한 모습이 그려지니 괜히 흐뭇해진다.


작년에 '영재 발굴단'에서도 나왔는데 '징비록'과 '체르노빌'을 꺼내며 설명하는 모습이...

일반 아이들보다도 더 똑똑하고 야무지네...^^

준석이가 국회에서 낭독한 <내가 할 수 없는 여덟 가지>가 <내가 하고 싶은 여덟 가지>를 넘어 <네가 할 수 있는 수만 가지>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어른들은 모든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왜 실천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앞으로 살아갈 사회는 책임지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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