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로 된 아이 - 시련을 가르치지 않는 부모, 혼자서 아무것도 못하는 아이
미하엘 빈터호프 지음, 한윤진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재와 1990년대의 수업 시간에 대한 사례로 처음이 시작된다.

사례의 내용이 흥미롭긴 하지만,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덜컥 겁이 났다.


"물질적인 측면으로 보면 요즘 아이들은 부족함 없이 잘 지낸다.

그렇다고 우리 아이들이 올바른 성장을 위한 최상의 기회를 제공받고 있는지 묻는다면 나는 부정적으로 답할 것이다."


우리 집에는 장난감이 정말 많다.

여기저기서 얻은 것도 많고, 선물 받은 것도 많고, 간단한 것들은 사주기도 하면서...

킨더조이 같은 건 소소한 보상 차원에서 자주 사줬기에 시리즈별로 다 있고, 먹는 것에 유난히 관심 없는 애들이라 해피밀을 먹는다고 해도 흔쾌히 허락해줬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문제는...

아이들이 이런 것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것, 뭔가 갖고 놀 것이 많아도 항상 새로운 것만 찾는다는 것, 주말에는 심심하다고 투덜투덜, 부모가 뭔가 새로운 것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를 즐겁게 해야 하는 건 부모님의 몫이 아니었다.

심심하다고 투덜댔다면 아마 집안 일을 도와야 했을 것이다."(p.46)


자녀가 성장해도 아이 주위를 맴돌면서 모든 것을 챙겨주는 '헬기콥터 맘', 아이 앞에 놓인 장해물은 모조리 치워주는 '컬링 부모', 자식을 무섭고 혹독하게 다루는 '타이거 부모'

이들 모두의 마음은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는 한결같은 마음일 것이다. 다만 방식이 다를 뿐.

그런데 받아들이는 아이는 과연 행복할까?



"몸만 훌쩍 커버린 아이들은 사소한 결정을 할 때에도 부모나 다른 사람에게 의지했고, 작은 문제에 부딪혀도 쉽게 포기하거나 상처받는 일이 잦았다."

(프롤로그)




우리는 보통 우리나라의 교육은 비판하면서 유럽의 교육에 대해 동경해왔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것은 독일 사람이 쓴 것이지만 우리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아이를 키우는 일은 세대, 공간을 막론하고 어려운 일이라는 것, 그리고 많은 책임이 드는 일이라는 것에 공감했다.


여기에는 생후 30개월 된 아기의 사례가 나오는데 기저귀를 갈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보육 교사의 규정상 아이가 교사에게 기저귀를 갈아달라고 해야만 새것으로 갈아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뭐 그런 말도 안되는 얘기가...

이게 만약 소위 후진국의 얘기라면 "걔네들 진짜 웃긴다" 라고 할 수 있지만, 우리가 선진국이라 부르는 독일의 사례라니...

작가는 그런 그 나라의 제도를 비판하며, 자녀와 동반자 관계적 사고를 버리고 치료 교육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동반자 관계를 끊임없이 경계함과 동시에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면서 아이들을 지도해야 한다고 직관적으로 생각하는 어른들이 있다.

이 책의 주된 목적이자 관심사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생각을 퍼트리고 그런 어른들을 격려하는 것이다."(p.248)


시중에 나와 있는 부모교육 책들을 보면 '자녀에게 이렇게 하는 것이 좋다.' 의 내용이 많은데, 그에 앞서 그 방식이 과연 내 아이들에게 맞는 것인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만능 해결사'일까? '상호 조력자'일까?

아이를 인격으로 인정하는 것은 좋으나, 자라나는 시기에 따라 부모가 개입해야 할 부분이 있고, 이런 땐 적절한 원칙과 단호한 규칙을 정해야 한다는 것!

아이에게 끌려다니기 보다 옳은 부모의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행동하는 것!

이것이 부모의 역할이라는 사실을 잘 인지해야 할 것이다.

내 아이가 단단한 생각을 하는 행복한 어른으로 자라게 하고 싶다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