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 박상영 에세이
박상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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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사랑법으로 이 작가님을 알게 되었는데, 책 홍보에 작가의 얼굴이 많이 노출되길래 출판사에서 밀어주나 보다... 싶었는데 책을 읽고는 작가가 그렇게 나서기가 쉽지 않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인상깊게 남았었다.

수줍게 웃는 모습이 귀여워 보이시기도 하고 ㅎㅎㅎ

(실제 중앙일보에서 작가를 "커밍아웃한 게이 작가"로 소개했다 바로잡은 사례도 있었지... 중앙일보 오보 좀 작작 내라...)


그때 글을 읽으면서 '책이 참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 나온 에세이는 바로 Pick!

역시 첫 장부터 미소가 올라온다.



"놀부 같은 생김새와는 어울리지 않게 실은 나는 조금 소심하고 남의 눈치를 많이 보는 성격이다.

단지 글쓰기가 본업이며 회사 일이 부업이라는 마음을 갖기로 했을 뿐이다."


에세이는 아무래도 작가의 생각이 많이 담기기 마련인데, 어쩌면 일기처럼 써내려거나 내 글을 누군가가 잘 봤다고 얘기한다면, 뭔가 들킨 듯 부끄러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실 부끄러울 것도, 감출 것도 없는데 말이다.



"내 책을 읽었다는 사람과 마주치면 왠지 모르게 죄인이 된 것만 같은 기분에 사로잡혀 복어 독을 먹은 것처럼 온몸에 마비 증상이 온다."


대도시의 사랑법을 쓰기 전과 쓰고 난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책을 쓰고 신인인 만큼 많은 홍보를 다녔는데도, 운동을 시작했음에도, 본인의 몸무게는 하나도 줄지 않은 상태여서 사진 속 모습을 보고 놀랐으리라...

나도 학교에서 선생님들 홍보영상을 찍은 적이 있는데, 마음의 준비는 하였지만 역시 나의 카메라빨은 정말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이상하다.

내가 보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은 화면에서도 같은데 유독 내 얼굴만 못난이처럼 보이는 걸까! 속상하다.

그래서 그 영상을 보면서 한탄했더니 지인이 "너 빼고 아무도 네 얼굴에 신경 안 쓰거든?"

그래. 그런 거였다. 현실은 그랬던 것이었다.


"다만 지금 이 순간의 내 모습이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결과임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외면하고 싶을지언정 지금의 현실이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박상영 작가의 현실 생활은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 이야기는 더없이 재미있고 유쾌하다.

그리고 딱히 다이어트를 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사람들이 가장 집착하는 자기가 제일 날씬한 몸무게에서 지금 이렇다는 비교를 하며 폭식을 한다.ㅋㅋㅋ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나의 지인이 있는데 그분에게 이 책을 선물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코로나 창궐 이후 지금 거의 한 달 가까이 스스로 자가격리(!)를 하면서 칩거중인데 살이... 더 쪘으리라... 평소에도... 살이 있는데... 에헴에헴...

나도 그리 찌는 체질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외부 활동이 확 줄고 집에서 밥을 꼬박꼬박 먹어대니 붙는 살...

살을 빼지 못할 것이라면 작가처럼 재미있는 글이라도 좀 써보자.

"설사 오늘 밤도 굶고 자지는 못할지언정, 그런다고 해서 나 자신을 가혹하게 몰아붙이는 일은 이제 그만두려 한다.

다만 내게 주어진 하루를 그저 하루만큼 온전히 살아냈다는 사실에 감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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