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주는 따뜻한 위로
최경란 지음 / 오렌지연필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책을 직접 보고 사는 것도 좋지만 인터넷으로 시키는 게 익숙해지면서 생긴 버릇(!) 하나는 받았을 때의 느낌 상상해보기!

이 책은 오랜만에 보는 하드 양장에 뭔가 고급진... 그러니까 드라마 속 부잣집 서재에 꽂혀있을 법한 느낌의 책이었다.


"어? 이 책이 왜 여기 있지?"

"예전 교수님이 선물해주신 책이야." 뭐 이런 느낌? ㅋㅋㅋ


"삶은 옷감의 무늬 같은 것이다. 씨실 날실의 한 올 한 올이 매일매일의 일상이다. 일상의 한순간 한순간이다.

실이 한 올씩 오갈 때는 보이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며 점차 일정한 형태와 색조를 띤다.

우리는 어떤 옷감을 직조할 것인가."


한 장 한 장마다 명언, 문학작품 등으로 시작해 작가의 소소한 감상과 '한줄의 행(行)'이 담겨있다.

커피 한 잔 마시면서 한 장씩 넘기면서 읽다보면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이다.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스르륵 넘기면서 눈 가는 부분을 더 자세히 읽어도 된다.



나는 특히 눈에 띈 부분이 <준 것은 잊고 받은 것은 기억하자> 였다.


<<주는 사람은 기억하지 말아야 하고, 받는 사람은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p.210 <탈무드 명언> )


이게 참 안된다. 나한테 분명 많이 줬는데... 내가 뭐 하나 주고 나서는 그 이후에 내가 뭐 받았나... 만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내가 막내라 그런가 남한테 막 퍼주는 스타일도 못 된다.

살면서 막 퍼주는 사람들(특히 첫째들)을 보면 '자기 실속도 못 챙기면서 왜 그렇게 퍼주기만 하나' 한심할 때도 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내 주위에 많은 건 또 좋다.

아 사람이 이렇게 간사할 수가...ㅋㅋㅋ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최대한 피해를 안주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중이다... (성장하다 늙었다ㅠㅠ)



"주는 사람이 조심해야 할 게 있다. 조금이라도 생색을 내려는 기미가 엿보인다면 주고도 주지 않음만 못하게 된다."(p.210)



요즘처럼 위로가 필요한 시기가 또 어디 있을까...

나는 그렇게 힘들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자주 가는 인터넷 카페의 매니저님이 볕 좋은 날 차도 마시고 드라이브도 하고 함께 책도 보자고 한 말이 왜케 뭉클했을까...


누구나 각각 처한 상황이 다르고, 고민이 다르고, 상처가 다르기에 섣부른 방법의 어쭙잖은 위로보다 다양한 시각의 울림이 담긴 이 책을 선물해보는 건 어떨까?

((이렇게 말하면 작가님께 실례일 수 있지만) 심지어 이 책은 가성비도 갑이다! 출판사에서 엄청 공들여서 만든 티가 팍팍 난다.^^)


최고의 글은 화려한 수식어보다 가슴을 울리는 진심 어린 한 마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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