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집 짓기 - 이별의 순간, 아버지와 함께 만든 것
데이비드 기펄스 지음, 서창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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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아침 눈을 떠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만, 사실 죽음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가는 것일 지도 모른다.

 

"넌 내가 죽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한 거 기억하지?
그런데 아니야. 난 아직 준비되지 않았어."(p.100)


중학생때 외할아버지의 죽음을 처음 접했다.
그런데 그때는 내가 어렸는지 크게 심각하지도, 많이 슬프지도 않았다.
할아버지가 분명 잘해주셨지만, 외갓집이 멀어서 자주 왕래하지 못해 더 그랬을수도...
그 후 친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친한 친구의 동생이 짧은 생을 마감할 때도 왠지 죽음이 실감 나지 않았다.
그런데 재작년인가 고모부가 병환으로 돌아가셔서 조문을 하러 갔는데 아빠가 병중이라 시집가기로 한 날짜를 미뤘다는 사촌을 보니 괜히 눈물이 났다.
고모부가 그리워서도 아니고, 그냥 손님을 맞으면서 애써 웃고 있는 내 사촌이 안쓰러워 눈물이 났다.


문뜩 이제 곧 70이 다 되신 부모님은 죽음을 어떻게 생각하실까... 그리고 곧 90이 되시는 친할머니는 죽음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으실까?
주변에 친구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많이 돌아가시고, 지금은 노인들이 바이러스의 타깃이 된 상황에서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인정할 수 있을까...

작가는 관을 만들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했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생각이 점점 더 커져서 아버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더욱 절박하고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이 관 프로젝트의 진행을 채찍질하기 시작했다." (p.125)



그래도 작가의 아버지는 이 책을 읽고 멋지게 시 한 편을 남겨놓고 떠나셨다.
죽음에 대해 초연해진다는 표현을 내가 마음으로 이해할 수는 없지만 '영혼의 집 짓기'라는 제목을 떠올리며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삶을 함께 나눌 방법에 대해 고민해봐야겠다.

 


"인생은 짧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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