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세계
톰 스웨터리치 지음, 장호연 옮김 / 허블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그녀는 강가에 털썩 주저앉았다.
십자가형에 처한 여자는 다름 아닌 그녀 자신이었다."


마치 거대한 SF 한 편을 본 듯한... 한 권을 영화 한 편으로 만들기에는 내용이 너무 방대할 듯..
이런 소설을 보면 이제 웬만한 소설들은 시시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이 소설은 우선 시공간을 이동할 수 있는 세계(time warp)의 사는 '섀넌 모스'가 주인공인다.
(앞으로 이런 세상이 도래할 수도 있겠지?)
예전 자신이 살던 마을 절친의 집, 지금은 아니지만 그곳에서 일가족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미래 세계로 떠났지만 그곳에서 또 다른 사건들과 마주치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설정 하나하나가 어쩜 이리 딱딱 짜인 틀을 만들어냈는지 작가의 능력에 놀랐다.
책이 두꺼워서 슬쩍 '건너뛰어 읽어볼까?' 하는 꼼수를 쓰려고 했으나...
계속 새로운 사건들이 나와서 정직하게 읽기로 했다 ㅋㅋㅋ


"수사의 속도를 높여야겠어.
피해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으니, 이를 막으려면 앞질러 가는 수밖에.
자네가 미래 세계로 가줘야겠어."(p. 111)


미래 세계로 가면 이미 늙어버린 주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마음이 얼마나 이상할까?
시간을 거슬러 간 만큼 현실로 돌아오면 그 대가로 조금씩 늙어가는 주인공의 설정도 참 안타까지만, 뭐든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그리고 현실과 미래를 잘 버무려 괴리감 없이 몰입할 수 있었고, 영화를 보는 듯한 세세한 묘사들이 인상적이었다.

 

<그녀는 의식이 지워질 때까지 터미너스에 맞서 싸우리라 마음먹었다.
자신의 목숨을 구하려고, 지구를 떠나는 구명정에 탑승하려고 여태까지 NCIS에서 일한 것이 아니었다.
사람들을 돕고 무고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p.506)


작가는 셰넌 모스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통해 휴머니즘을 부각시키는데, 그녀는 어떤 난관에도 굴하지 않고, 공감 능력이 뛰어나며 다정다감한... 한 쪽 다리가 없는 장애를 갖고 있지만 상인한 인간으로 나온다. 어찌 보면 너무 완벽함을 갖춘 사람이라고 할 지 모르나, 마음속으로는 스스로 고뇌하고 고민하고 후회하는 일반 인간일 뿐이었다.

그러나 여기서 그녀가 보여준 강인함은 이 책 전체를 든든하게 이끌어 주는 버팀목이자, 다른 섀넌 스토리가 나올 거 같은 기대감을 안겨주는 캐릭터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든든한 그녀로 인해, '그래도 아직 세상이 살만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어서 다행이다.


이 책은 두께도 두껍고 쉽게 휙휙 넘어가는 책은 아니다.
책이 어렵다기 보다 한 문장 한 문장 빼먹을 수 없을 만큼 요소요소 재미있었고 묘사가 탁월하다.
이미 미국에서 많은 타이틀을 쥐고 있는 책인 만큼 곧 영화화가 될 꺼 같긴한데...
영화화가 된다면 과연 누가 주인공이 될지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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