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고등학교 자퇴할래요
김라영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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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교육을 얘기할 때, <SKY 캐슬> 전과 후로 나눠진다고 본다.
사교육에 대한 말은 많았으나 SKY캐슬을 통해 엄청난 집안의 이야기를 안 이후 학원 좀 많이 보낸다고 해서 사교육에 올인했다고 말하기도 뭣한 그런 느낌...


우리 아이는 아직 초등 저학년이지만 앞으로 이 아이가 살아가는 인생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해줄 수 있을 지 몰라 여러가지 방법을 배워보자 싶었고, 고등학교 자퇴를 선언한 아이에 대해 썼을테니 아이가 자랄 때부터 엄마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배워보기 위해 읽기 시작했다.


읽으면서 이 책은 나에게 좀 신기한 감정의 기복을 가져다 주었다.
처음에는 '강남 수학학원 선생님이라는데 아이가 자퇴한다니 인생의 오점이라 생각했겠군...' 하는 생각에 약간 삐딱한 맘으로 읽기 시작한 건 사실이다.
역시나 초반에 아이가 영재니 어쩌니 얘기가 나왔고, 사교육이나 엄마의 치맛바람에 거부감이 느꼈다는 식으로 얘기했지만 내가 보기엔 작가의 치맛바람도 그냥 일반 엄마가 보기엔 '장난아니거든요?' 하는 반발심이 생겼다.

아이 셋 키우면서 학원 운영까지 한 것은 대단하지만 그 마음 뒤에 '내가 이렇게까지나 열심히 했는데 우리 애가 자퇴한대요' 이런 느낌이라 계속 읽을까 말까 고민이 됐다.

 

"다시 되돌려 내 생각을 바라보았다.
아이는 나의 분신이 아니다.
아이는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당당한 주인이다.
자신의 인생에 책임을 지고 살아갈 권리가 있는 하나의 인격체이다."(p.216)


후반부 쯤 아이의 이야기를 지나 엄마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 나왔는데... 괜히 코끝이 시렸다.
혼자 간 여행... 가기까지의 여정도 짠했고, 템플스테이에서 나눈 대화도 뭉클했다.
작가는 아이를 위해 여태까지 열심히 살아온 평범한 그냥 엄마였다.
죄가 있다면 좀 똘똘한 첫째를 위해 더 헌신했다는 것...?
나와 가깝게 사는 언니였다면 가서 등이라도 쓰다듬어 주고 싶었다.



예전 어떤 프로그램에서 아이가 자랄 수록 부모의 역할은 모든 것을 다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호기심과 관심이 생기는 분야의 멘토를 찾아주는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사실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

이제 우리 아이들은 내가 살던 시대와는 아주 다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예전 우리가 선호했던 유망 직업들은 사라질 위기에 처했고, 듣도 보도 못한 직업들이 나오고 있으며 사교육을 통해 중학생이 고등학교 수업을 끝냈다고 해서 '대단하다'고 칭송받던 시대도 끝났다.

 

미래학자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은 '유연한 사고' 다.
이를 키워주는(!) 방법에는 정답이 없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스스로 스승을 찾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하는 정도...
그리고 내가 아이와 같이 보폭을 맞춰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내가 어른이라고 아이를 이끌어주기보다 같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써 서로 끌고 밀어주는 방법이 현재까지 내가 찾은 방법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아직까지 이 방법이 유효하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오늘도 아이를 위해 라이더를 자처하는 엄마들이라면, 아이를 기다리는 차 안에서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마음이 힘든 엄마들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따듯한 위로와 격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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