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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그레인 비건 베이킹 - 비건 베이킹이 이렇게 맛있고 예쁠 수 있나요? ㅣ 홀그레인 채식 시리즈 1
김문정 지음 / 레시피팩토리 / 2021년 2월
평점 :
시작은 다이어트였다.
키토제닉, 간헐적 단식(단식 모방 다이어트), 자연식물식, 마크로비오틱 등 출산 후 쉬이 빠지지 않는 부기(?)를 빼기 위해 여러 다이어트 방법을 전전하였다.
결국 흐지부지되고 말았지만 설탕 대체재, 채식에 대한 관심만은 남았다.
아이 이유식을 하면서 들인 미니 오븐으로 아기 전용(?) 과자와 빵을 구우면서는 베이킹에도 흥미가 생겼다.
'보다 건강한' 베이킹을 추구하며 우리밀에 무작정 설탕 대체재를 넣고 만들거나 쌀 베이킹, 비건 베이킹도 시도했지만 맛도 모양도 영 신통찮아 외면받기 일쑤여서 베이킹에는 한동안 손을 놓았다.
그러던 차에 지난 겨울, 우리 동네 코로나 확진자 수 급증으로 아이와 강제 칩거를 하면서 무기력과 우울감을 이겨 내기 위해 다시 베이킹을 하게 됐다.
이번에는 책을 보고 매일 꾸준히 만들고 블로그에 기록하는 생활을 이어 갔다.
한 달쯤 지나니 습관으로 굳어져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쌀 베이킹(글루텐프리)이자 비건 베이킹 책을 보고 만든 것이 단초가 되어 비건 베이킹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에 관련 서적들을 수집하고 실제로 접해 보니,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다.
기존 베이킹에 비해 비건 베이킹은 동물성 재료를 쓰지 않으니 '건강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맛도 '건강함'에만 머물렀다.
즉 단조롭고 때로는 이상하고 맛없다는 평가도 있었다.
모양은 또 어떠한가?
투박한 멋이 있긴 하지만 사람들은 '예쁨'을 더 선호했다.
예쁘고 화려하게!
맛과 모양을 차치하고 개인적으로 비건 베이킹 서적을 보고 만들 때 가장 큰 아쉬움은 구하기 어려운 재료였다.
밋밋한 비건 베이킹에서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해 선택한 다소 전문적(?)인 도서는, 구할 수도 없고 너무 생소한 한두 가지 재료로 만들기도 전에 좌절에 빠지게 했다.
그렇게 사 놓고 장식품으로 전락한 책을 보고 씁쓸해하고 있을 때, <홀그레인 비건 베이킹>을 만났다.
홀그레인(whole grain), 즉 통곡물로 만드는 비건 베이킹은 도대체 어떤 맛일까?
홀그레인 비건 베이킹은 "통곡물, 씨앗, 견과, 채소, 과일 등을 다채롭게 활용한 보다 입체적인 비건 베이킹(10쪽)", "재료의 특성에 집중(12쪽)"한다고 책에서 설명하고 있어 풍성한 맛을 기대하게 했다.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책을 훑어 보면서 기쁨과 설렘을 감출 수 없었는데, 무엇보다 진짜 비건 베이킹이 맞나 싶게 예쁘고 멋스러웠다.
그런데 또 들어가는 재료는 대부분 집에 있거나 구하기에 어려움이 없었다.
그리하여 당장 다음날부터 만들기 시작하여 한 달이 지난 지금 모두 만들고 맛보게 되었다.
독특하고 예쁘고 세련된 모양에 맛있는 비건 베이킹!
용어, 재료, 활용법 등의 친절한 설명과 만드는 데 집중하다 보면 때때로 잊어버리는 오븐 예열 시점도 알려 주는 세심함에 감동했다.
책에서는 총 네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첫 번째는 통곡물로 만드는 기본 비건 베이킹, 스프레드이다.
특히 직접 만드는 스프레드는 책 속 베이킹의 재료로 쓰이기도 하고 완성품에 발라 먹으니 그 맛을 한층 높여 주었다.

두 번째 장에서는 통곡물과 견과, 씨앗, 말린 과일의 조합을 소개한다.
고소함과 영양까지 챙겨 부족함이 없는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세 번째 장에서는 통곡물에 채소, 과일의 조합을 선보인다.
브로콜리, 마, 깻잎, 부추, 양파, 고구마, 애호박, 시금치, 감자, 단호박, 당근, 대파, 버섯 등의 매우 다양한 채소와 사과, 오렌지, 아보카도, 무화과, 망고, 바나나 등의 과일을 활용한, 상상 이상의 풍부한 맛을 선사한다.



네 번째 장에서는 그래놀라와 영양바를 쉽고 맛있게 완성하여, 비건 베이킹으로의 여정을 비건 디저트로 마무리한다.

나는 비건이 아니다.
그럼에도 비건 베이킹을 선호하는 이유는 '깔끔한 맛' 때문이다.
버터와 달걀, 우유, 생크림 등을 넣는 기존의 베이킹은 버터의 풍미, 좀 더 부드러운 식감을 줄지언정 먹고 나서의 느끼함, 속이 더부룩함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래서 기존의 과자와 빵을 진정 좋아하지만 줄이고 있다.
개인적으로 건강한 베이킹은 없다고 생각한다.
더 정확히는 '보다 건강한 재료를 사용한 베이킹'만 있다고 본다.
건강하다는 인식에 갇혀 되려 비건 베이킹에 대한 접근이 어려울 수 있다.
비건 베이킹은 쌀 베이킹, 슈거프리(설탕 대체재) 베이킹 등을 비롯한 베이킹의 한 영역일 뿐 특정한 베이킹이 아니다.
아이에게 먹이거나 알레르기 등 건강상의 이유, 비건식을 하거나 나와 같이 깔끔한 맛을 선호하는 사람 누구나 선택할 수 있다.
이 책은 비건이든 비건이 아니든 베이킹에 취미와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만족할 것이다.
앞으로 이 책을 능가하는 비건 베이킹 도서가 또 나오길 기대한다.
이 책을 통해서라면, 이제 비건 베이킹으로 만든 것도 선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