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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대소동 ㅣ 읽기의 즐거움 12
앙드레안느 그라통 지음, 루이즈 카트린느 베르즈롱 그림, 이정주 옮김 / 개암나무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내가 어떻게 해야 고운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애처럼 예뻐질까요? 내 갈색 눈은 평범하기 짝이 없고, 머리는 말갈기처럼 숱이 많고, 부스스한데 말이에요. 그래서 만날 야구 모자를 쓰는 거예요. 수위 아저씨도 날 ‘야구 모자 줄리에트’라고 불러요.”
누구나 한 번쯤 줄리에트와 같은 비슷한 고민을 해본 적 있지 않을까? 내게 없는 것들을 가진 친구를 보면 그 친구가 내심 부러우면서도 왠지 모를 거리감마저 들기도 하고. 알고 보면 그 친구에게도 남모를 고민이 있었는데 말이다.
<엘리베이터 대소동>(개암나무. 2013)은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친구가 고장 난 엘리베이터에 갇히게 되는 일로 인해 자신의 모습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동화다.
이 책의 주인공은 줄리에트는 갈색 눈에 갈색 머리를 가졌고, 축구를 아주 좋아한다. 하지만 줄리에트는 이런 자신이 너무 평범하다고 생각한다. 한편 같은 아파트에는 줄리에트가 무척이나 부러워하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한 친구가 살고 있다. 바로 ‘절세미녀’라 불리는 로잘리. 로잘리는 금발에 파란 눈을 가졌고, 발레도 잘하고 학교에서도 인기녀다. 사실 줄리에트는 로잘리와 별로 친하지도 않다. 하지만 자신과는 다른 로잘리가 그저 부럽기만 하다. 게다가 부모님마저 로잘리를 볼 때마다 줄리에트에게 한 마디씩 하신다. 그래서 줄리에트는 비교될까봐 일부러 로잘리와 마주치지 않으려 열심히 피해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이게 웬일인가. 어쩌다 줄리에트는 로잘리는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게 된다. 또한 둘 만 남은 상황에서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나 그 안에 갇히고 만다. 게다가 둘은 잠시 뒤 그들이 탄 엘리베이터 구석진 곳에서 냄새가 고약하다는 스컹크 한 마리를 발견한다. 한 친구는 스컹크를 보고서는 순간 기겁하며 엘리베이터 안에서 야단법석이고, 한 친구는 차분히 이 상황에 대처한다. 결국 줄리에트와 로잘리는 어른들이 구하러 올 때까지 어떻게든 스컹크의 방귀를 피하면서도 엘리베이터에서 빠져 나가야만 하는데.
엘리베이터에 갇혀 있는 동안 둘은 어느새 서로에 대해 몰랐던 부분들을 알아가기 시작한다. 특히나 줄리에트는 그저 부럽기만 느껴졌던 로잘리의 모습에 깜짝 놀라고 만다.
“침착해, 로잘리.”
로잘리 눈에 눈물이 고였어요. 그러니까 날 째려볼 위험은 없어요. 하지만 공포에 질린 완벽녀는 입으로 나한테 한 방 먹였어요.
“너야 한 번도 신경질을 내 본 적이 없는 침착녀니까 그렇게 말하겠지…….”
침착녀……? 내가 얘한테 진 건가? 이런 소리는 처음 들어 봐요!
“왜 날 그렇게 불러?”
“내가 소리를 지르면서 짜증을 부릴 때마다 우리 엄마, 아빠는 너랑 비교하면서 혼내거든. ‘줄리에트 좀 본받아라! 애가 얼마나 차분하니? 너처럼 악악 소리 지르지 않잖아!”
세상에! 로잘리 부모님이 나에 대해 좋게 말했어요! 뜻밖이에요!
게다가 절세미녀 로잘리가 신경질쟁이래요! 이건 빅뉴스예요. 학교에 알려야 해요. (p20-22)
또한 줄리에트는 부럽게만 여겼던 로잘리의 다른 모습을 발견하며 자신의 모습 또한 새롭게 보게 된다.
책은 함께 두 친구가 어떻게 엘리베이터를 무사히 빠져 나왔는지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행여 두 친구가 어떤 기치를 발휘해 엘리베이터를 빠져나왔는지에 대해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조금 실망할지도 모른다. 오히려 서로 다른 두 친구가 갇힌 엘리베이터 안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를 궁금히 여긴다면 좀 더 흥미롭게 이야기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더구나 엘리베이터 안에는 둘 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특히 다른 동물들도 많을 텐데 왜 하필 스컹크가 있었을까? 그런 궁금증이 가져보면 이 책을 보는 재미 또한 더하지 않을까 싶다. 서로 다름을 알아가는 과정을 풀어가는 작가의 발상이 흥미롭다.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이 읽어도 재미있겠다.
완벽녀라 불리는 친구도 사실은 고민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