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마음에게 - 스치는 생각
김준 지음, 김연경 그림 / 지식인하우스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 취미 중 하나는 책을 사면 주는 사은품 같은 것을 얻기 위해 책을 사는 것이다.

취미 중에 유일하게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정확히 알 수 있는 취미 중에 하나인데,

2015년도 연말부터 매 해 별별 증정품(?)을 받기 위해 책을 참 많이도 샀고, 그 때 휩쓸려서 제목만 대충 보고 샀다가 드디어 읽게 된 책이다. 그래서 2016년의 감성이(ㅋㅋㅋ)담겨있는 책.

 

개인적으로 이런 식의 옛날 싸이월드 감성, 요즘의 인스타 감성 같은 글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이번에 독서평을 쓰려고 조금 읽은 책들이 다 너무 난이도가 높거나, 전혀 이해가 안 가는 책이거나 혹은 독서에 시간을 너무 오래 소모해야 하는 책들이라서 결국 후루륵 읽기 쉬운 책을 읽었다.

 

묵묵히

나의 계절을 기다린다

벚꽃은 봄 내음 그윽함과 함께 춤추고

동백꽃은 겨울 눈과 함께 내린다

나의 계절이 오면 나도 피어나겠지

 

아프면서 전에 없던 잡생각들이 참 많아졌는데 곧 서른을 앞두고 있어서 주변에서 하도 “곧 서른인데~~~”이래서 더 그런지 나도 모르게 압박감이나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나보다. 일단 내가 그린 미래의 모습에 나이도 지정해놔서 그런지 “벌써 서른이라고??, 나 아직 해놓은 것이 별로 없는데? 큰일났다.”하는 마음이 많이 들기도하고…

이 글을 읽었을 때 ‘나의 계절이 오면 나도 피어나겠지.’이 부분이 유독 더 마음에 와 닿았다.

최근에 정말 좋아하는 글이 있는데

 

“New York is 3 hours ahead of California, but that does not make California slow.

Cameroon is six hours ahead of New York but it does not make New York slow.

Someone graduated from college at 22 but waited five years before securing a job.

Someone became a CEO at 25 but died at 50.

Someone became a CEO at 50 but lived to 90 years.

Someone is still single, While another is married with children.

 

Absolutely, everyone in this world works based on their own time zone.

People around you might seem to be ahead of you.

That’s total fine. Some are behind you.

Everyone is running their own race in their own time zone.

 

Don’t envy or mock them.

They are in their own time zone and you are in yours.

Life is about waiting for right moment to react.

So RELAX.

You’re not late You’re not early.

You’re very much on time.”

 

이 글이 생각 나면서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면 언젠가 나의 계절이 오고 나도 피어나겠지 생각이 들었다. 언젠간 피어날 거라고 생각하고 조급해 하지 말아야지.

 

 

왜 두려워하나요?

상처가 지워지지 않아서요

상처는 시간만 흐른다고 지워지지 않아요. 손을 줘요. 조금 걸을까요?

 

이 글을 읽고 나였다면 나는 공감능력에 문제가 있는지 누가 상처가 지워지지 않아서 무엇인가를 두려워한다고 말한다면 나와 친한 사람이 아니라면 저 말에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친한 사람이라면 조언을 해주면서 앞으로 나아가라고 채찍질(?) 할 것 같은데 손을 잡고 걷는 것 만으로 위로가 될 수 있구나…

저렇게 고급지게 위로를 건넬 수 있다니.

나는 새로 태어나지 않으면 스스로는 못 할 생각이다 싶었다.

나같이 냉정한 사람한테는 하기 어려운 생각이다.

 

우린 참 괜찮다

마음 둘 곳 하나 없던 날

계절 타고 오는 바람이

손이라도 잡아 줄까 하여

새벽 네 시를 걸었다

 

나와 같은 마음 여럿은

이미 그곳을 거닐고 있었다

나와 꼭 닮은 마음들이었다

 

우리는 서로를 안아 주었다

누가 뭐래도 참 괜찮은 마음이라며

바람 한 점씩 나눠 가졌다

 

그래, 우리는 참 괜찮은 마음이다

어느 곳에 두어도 괜찮은 마음이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쓴 글을 보면서 나는 좀 글렀다고 느끼는 점이,

나는 상당히 이과적 사고를 하면서 문과적 감수성을 갖고 있어서 ‘새벽 네 시를 걸었다’라는 표현을 못 쓸 것 같다.

 

아무리 각잡고 멋있게 문장을 써보자고 해도 냉소적이거나 비판적인 글은 잘 쓸 수 있어도 다정하고 저런식으로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표현은 내가 하기는 어렵지 않나 싶다.

이 책 보면서 그래도 “아!”하게 만드는 문장들이 있어서 좀 놀랐다.

이런 유형의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역시 무슨 책이던지 일단 편견 없이 읽어보는 것이 좋구나 싶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런 표현도 있다는걸 몰랐겠지.

 

달과 나의 속셈

유난히 달이 밝고 둥글다

아마 네가 소원을 빌었나보다

나는 달에게 말을 건다

네가 무슨 소원을 빌었냐고

나는 또 너의 꿈을 이뤄주러 가야겠다

너는 모르겠지 달과 내가 같은 속셈이란 걸

어떻게 달을 보고 이런 생각을 하지?

역시 글을 쓰려면 무언가 하나를 보고도 생각이 남달라야 하나보다.

이런 문과적 발상을 도저히 못 따라가겠다.

나는 달을 보고 ‘나도 역시 평생 달의 뒷모습은 못 보고 살겠네.’ 정도의 생각밖에 못 하는데 ‘속셈’이라는 단어 자체도 엄청 오래간만이고(보통 꿍꿍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쓰거나 간계奸計를 많이 쓴다.)

누군가의 소원을 이루어주겠다는 발상도 한 번도 해본적이 없다. 아 정말 메마른 삶을 살고 있지 싶다.

 

너를 보며 생각해

낮의 웃음보다 밤의 네 슬픔을 읽고파

겉의 평온함보다 네 속의 태풍을 보고파

너의 차갑고 날카로운 고민을 안아 주고파

세월에 감춰진 네 상처에 손 올려 주고파

조명이 꺼진 무대에 올려진 너의 모든 것과 떠나고파

 

내가 얼마나 냉정한 사람인지 뼈져리게 반성하게 만드는 책인 것 같다 아무래도 이 책은…

나는 너무 자기 중심적인 사고를 해서 그런지 본인의 슬픔은 본인이 감당하고 속안의 태풍은 본인이 잠재워야지 왜 그거를 다른 사람이 읽고 보고 안아주고 해야 하는지 너무 다른 사람한테 의지하는거 아닌가?

하긴 그렇게 해달라고 한게 아니라 그렇게 해주고 싶다는 건데 너무 오만한거 아닌가 싶다.

 

 

다른 사람을 위해주고 싶은 마음이 평상시에 전혀 없어서 그런지 읽는 내내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하지 싶었다.

확 와 닿는 표현도 있어서 나중에 이런 표현도 써봐야겠다 싶었고…

그런데 이런 표현 알아봤자 언제 누구한테 쓰지…?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저번 강연때 EQ점수였나 공감능력 테스트했던게 왜 14점 나왔는지 잘 알겠다.

반성이 많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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