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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연인들 - 김선우 장편소설
김선우 지음 / 민음사 / 2012년 10월
평점 :
나에게 이 소설은 버려짐에 대한 이야기이다. 부모로부터, 인연으로부터, 국가권력으로부터의 버려짐. 버려진다는 것은 단순한 이별을 넘어서 회복 불가능성을 내포한다. 버려진 운명은 그 순간 멈춰 서서 제대로 흐르지 못한다. 그래서 그들의 사랑 또한 아프다. 주인공 유경과 어머니 한지숙, 연인 요나스, 그리고 해울과 수린…….
그리고 이 모든 버려짐의 한 가운데에 강(와이강)이 있다. 버려진 운명들은 모두 와이강을 품어 안으며 서로를 보듬는다. 그러나 그들의 유일한 안식처이자 사랑의 매개체인 와이강 마저 국가권력에 의해 파헤쳐지고, 버려진다(4대강 사업). 버려진 운명의 상처가 덧난다. 그래서 또 아프다.
소설은 사랑의 이야기이자, 물의 이야기이다. 물과 사랑은 얼핏 닮은 데가 있다. 계속 흘러가야 숨을 쉴 수 있는 것이다. 멈추는 순간 썩고 생채기 나고 결국 고름이 고인다. 그래서 오래 흐르는 강이 소중한 것이고, 오래 흐르는 사랑이 아름다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