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았던 혹은 알지 못했던, 아는 것 같지만 몰랐던 다양한 도깨비들의 신나는 이야기. 구름을 일으켜 하늘을 나는 해치, 신선과 용왕 등 우리의 문화와 정서가 담긴 신령한 존재들이 총출동했다. 도입부의 엄마느티나무에서 태어난 나무도깨비의 서사는 압권이다. 천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하늘과 땅의 기운, 사람들의 사랑을 받던 엄마느티나무와 엄마느티나무의 생명이 다한 뒤 그 속에서 태어난 나무도깨비.크고 따뜻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은 설레는 출발이자 작가의 힘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주인공 나무도깨비는 태어나 처음으로 호랑이를 만나는데, 무시무시한 도깨비가 물어도 간지럽기만 하다. 호랑이와 친구처럼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따뜻하면서도 귀엽고 새로운 상상력을 자극하는 건 왜일까. 아마 한국적 상상력이란 이런 것일지도. 개인적으로 나무도깨비 탄생 서사부터 호랑이 천둥소리와의 만남이 내가 가장 사랑하는 부분이다. 꼭 읽어보길 권한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