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코니에 선 남자 마르틴 베크 시리즈 3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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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베리가 보기에 여자는 아직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았다. 마음에 장벽을 쌓고서 진실이 넘어오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듯 했다. 콜베리는 예전에 이런 반응을 목격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 저항할 수 없는 시점이 오면 단숨에 무너져 버리리라는 것을 잘 알았다. - p.65

어떤 댓가를 치르고라도 회피하고 싶지만 도저히 그럴 수 없는 순간과 상황이 있는 법이다. 경찰은 보통 사람들보다도 더 자주 그런 상황을 접한다. 그리고 경찰관 중에서도 더 자주 그런 상황을 접하는 경찰관이 있기 마련이다. - p.76

두 사람은 한마디 말없이 승강기로 내려왔다. 한마디 말없이 차를 몰아 시내로 돌아왔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무력함과 자신들이 보호해야 하는 사회에 대한 이중적인 감정을 똑같이 느끼고 있었다. - p.127

그에게는 더 이상 사생활이 없었다. 쉬는 시간도 없었다. 임무와 책임 외의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살인범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이상, 날이 밝은 이상, 공원이 존재하는 이상, 공원에서 노는 아이가 있는 이상, 오로지 수사만이 중요했다. - p.243

어쩌면 막연한 추적이라고 불러야 옳을지도 모른다. 경찰에게 수사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작업할 단서가 있음을 암시하는 표현인데, 그들이 확보했던 한 줌의 사실들은 진작 수사 조직에 의해 철저하게 뼛속까지 검토된 뒤에 가루처럼 바스러져 사라졌기 때문이다. - 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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