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름 없는 독 ㅣ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평범한 회사원 스기무라씨가 소소한 일상과 더불어 차근차근 사건을 접근하며 해결해 나가는 ‘누군가’에 이은 두번째 탐정 이야기.
보이지 않는 독이라는 것을 세가지의 사건으로 각기 다른 독을 표현하고 있다. 이 세가지의 독에 얽킨 사건들은 서로 밀접한 관계는 없기 때문에 다소 몰입에 방해가 되긴 하였지만 미야베 미유키는 이러한 어두운 독들이 우리에게 다양한 상황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표현하고자 하였던 것 같다.
첫번째 독, 누군가 청산가리를 이용하여 편의점 음료에 주입하여 사람을 해치는 것.
두번째 독, 인간 내부에 있는 악한 감성. 겐다 이즈미라는 여성에 들어 있는 삐뚤어지고 상상 할 수 없을 만큼의 잘못된 인격.
세번째 독, 인간이 땅위에 터전을 잡고 환경을 무시한 결과 발생한 새집증후군이라는 독. 자연 혹은 땅에 입힌 상처가 쌓여 깊숙히 슴여드는 것이 아닌 정반대인 세상 밖으로 독을 다시 내뿜는 것이다.
위의 각기 모습도 틀리고, 성격도 틀린 세가지 독이 주인공과 주변인의 생활, 사건을 통해 나타난다.
겐다 이즈미라는 여성을 통해 평범한 회사원 스기무라는 자신의 가치관을 돌아보게 된다. 자신이 생각하는 ‘보통’이란 것이 남에게는 꿈도 꾸기 힘들정도의 상황을 뜻하기도 한다.
“이렇게 복잡하고 번거로운 세상을 다른 사람들에게 입히는 일도 없이, 때로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하거나 함께 사는 사람을 기쁘게 하거나, 적어도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며 제대로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훌륭하죠.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까?” - 기타미
“제겐 그게 ‘보통’입니다.” - 스기무라
참 성격 좋고, 바른 가치관을 지닌 스기무라. 그가 어떻게 겐다 이즈미라는 여성을 이해할 수 있을까. 지금의 나에겐 어떤 것을 ‘보통’이라고 할 수 있을까. 겐다 이즈미는 자신보다 나은 사람들을 보며 그것을 따라가고 싶은 나머지, 타인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너무 엄격하다. 그 때문에 점점 자기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도달했다고 분석한다. 자신의 능력과 상황이 이루고픈 혹은 동경하는 대상보다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면, 그녀는 그것을 포기해야 했을까, 아니면 단지 꿈으로만 바라보며 자신의 길을 천천히 걸어가야 했을까.
20대 초반 쯤으로 생각되는 활기차고 당당한 곤짱이라는 인물은 이 안에서 이렇게 말했다.
“처음부터 ‘나는 뭔가가 되어야만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살 수 있으면 편하겠어요. 하지만 이미 그렇게 될 수는 없겠죠. 우린 모두 뭔가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까, 눈을 떠 버렸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