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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손자병법 - 내 인생의 전환점
강상구 지음 / 흐름출판 / 2011년 7월
평점 :
또다시 정보유출이다. 이번에는 국내 대기업간에 발생한 사건이다. 유출된 정보는 90조 원에 달하는 핵심기술이다. 정보를 유출한 연구원들은 정보제공을 조건으로 이직 시 임원급의 대우를 제안 받았다. 그러나 정보를 제공받은 기업은 이를 어겼고 다급해진 정보 제공자들은 해외로 정보를 유출하려하다 날개가 꺾인 채 추락하고 말았다. 이들은 다수의 청년들이 꿈꾸는 꿈의 직장에서 임원으로, 연구원으로 일하던 삼사십대의 총망받는 인재들이었다. 그들은 왜 그러한 선택을 했으며 생존전쟁에서 ‘패자(敗者)’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인가!
“싸워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아는 자가 이긴다.”
知可以與戰 不可以與戰者勝
. 의도를 모르면 동맹을 맺을 수 없다. (p276)
. 상황이 다르면 행동도 달라진다. (p231)
. 끌고 다니느냐 끌려 다니느냐 (p128)
. 이겼다고 생각한 순간이 위험하다.(p180)
. 치명적인 공격은 치명적인 위험이 따른다. (p293)
. 받지 말아야 할 명령이 있다. (p187)
. 이익을 중시하면 싸움이 위험하다. (p161)
그들은 싸워야 했는가! 작가는 말한다. ‘함부로 주먹을 날리지 말라고. 온몸을 두른 철갑에 맨주먹을 날리는 건 멍청한 짓(p59)’이라고. 기술유출을 제의했던 기업은 정보를 제공받은 후 입장을 달리했다.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기술유출자들은 동맹을 약속했던 자들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이겼다고 생각한 순가 패했으며 결국 주도권을 빼앗긴 체 동맹자에서 적으로 바뀐 이들에게 끌려다니게 된 것이다. 치명적이고 달콤했던 유혹이었던 만큼 치명적인 독이되어 돌아왔다. 기술유출을 감행하기 전 그들은 조직 내에서 상사와 부하직원 그리고 동료였다. 장수는 중심이 되어 바른 길을 제시했어야 했으며 하관은 명령에도 받지 말아야 하는 명령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야만 했다.
길에는 가지 말아야 할 길이 있고(途有所不由도유소불유), 군대도 치지 말아야 하는 군대가 있고(軍有所不擊군유소불격), 성에도 공격하지 말아야 하는 성이 있고(城有所不功성유소불공), 땅에도 싸움을 피해야 하는 땅이 있고(地有所不爭지유소부쟁), 명령에도 받지 말아야 하는 명령이 있다(君命有所不受군명유소불수). (p187)
또한 이익만을 앞세운 싸움은 위험하다는 것을 그들은 알아야만 했다.
그렇다면 조직 내 핵심인재를 바르게 성장시키지 못한 기업의 책임은 없는가!
기업은 핵심기술을 보유한 만큼 ‘전쟁이 결정되면 국경을 폐쇄해 적국 사절도 들여놓지 않을 만큼(p287)’의 보안을 강화해야 했으며 조직의 주머니만을 채우기 위해 급급해 하지 않고 구성원의 이익 분배에도 좀 더 노력을 기울였어야 했다.
내 주머니 채울 생각 마라. (p171)
점령지에서 챙긴 게 있으면 병사들에게 나눠주고, 땅을 늘렸으면 그 이익도 나눠줘야 한다.
( 掠鄕分衆 廓地分利 약향분중 곽지분리 )
우리는 매일 나와 우리가족을 위해 가슴에 피를 흘리며 생존을 위한 전쟁터에 출정한다. 그리고 도덕과 인간애가 사그라진 전쟁터에서 가치관의 혼란을 겪으며 생존의 길을 모색한다. 그 길에는 혼란과 두려움이 앞선다. 때로는 길이 아닌 늪이 나를 이끌기도 한다. 우리는 누구를 따르고 무엇을 기준으로 살아가야 하는가!
15년의 기자생활을 거쳐 현재 언론매체의 정치부 차장으로 정당팀을 이끌고 있는 작가 강상구는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을 통해 이러한 생존 전쟁 속 생존기술에 대해 이야기한다.
호령하며 멋지게 살고 싶으나 비겁이 앞설 수밖에 없는 게 우리의 생존 아니던가. 그러나 그리하여 전쟁터에서 패(敗)하지 않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승리일 것이라고 책을 통해 배워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