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열차가 들어오던 그 순간을 나는 잊을 수 없다. 그러니까 열차라기보다는, 공포스러울 정도의 거대한 동물이 파아, 하하, 플랫폼에 기어와 마치 구토물을 쏟아내듯 옆구리를 찢고 사람들을 토해냈다. 아아, 절로 신음이 새어나왔다. 뭔가 댐 같은 것이 무너지는 광경이었고, 눈과 귀와 코를 통해 머리 속 가득 구토물이 차오르는 느낌이었다. 야! 코치 형이 고함을 질러주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도 놈의 먹이가 되었을테지, 정신이 들고 보니, 놈의 옆구리가 흥건히 고여 있던 구토물을 다시금 빨아들이고 있었다. 발전(發電)이라도 일어날 기세였다. 힘! 그때 코치 형이 고함을 질렀다. 해서, 엉겁결에 - 영차, 영차 무언가 물컹하거나 무언가 딱딱한 것들을 마구마구 밀어넣긴 했지만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지금도 기억나지 않는다. 아니, 어찌 내 잎으로 그것이 인류(人類)였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7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