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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택동의 사생활 1
리즈수이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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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택동의 사생활은 22년간 모택동의 주치의로 있었던 리 즈수이의 모택동에 대한 회고록이다. 그는 보통의 주치의와는 달리 모택동의 말벗 겸 영어교사로서 그 어느 누구보다도 모택동의 곁에서 그의 일거수 일투족으로 관찰할 수 있었던만큼 그의 모택동과 그의 측근들에 관한 관찰은 날카로우며 세세한 곳까지 미쳐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가 처음으로 중국정치의 핵심부인 중난하이에 들어가서 찍은 사진과 22년후 모택동의 죽음 이후 찍은 사진을 비교했을 때, 모택동의 주변에서 그가 겪었을 고통과 시련의 정도 또한 추측할 수 있다. 훤칠하고 만면에 웃음을 띠고 있는 여유있는 청년의 모습이 세파에 찌들고 초췌한 백발의, 주름살이 깊게 패인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던 것이다.

다른 많은 평전이나 회고록들이 모택동의 공적인 영역에만 치중하여 씌어진 것 과는 달리 이 책은 모택동의 개인적인 성격, 사생활, 그리고 이러한 그의 특성들이 중국현대사에 끼친 영향을 적나라하게 기록했다는 면에서 참으로 신선하다. 어차피 세계의 위인들에 대한 모든 전기나 회고록들이 그들의 업적을 칭송하는 용비어천가식으로 씌어져 있으므로 그들에 대한 인간적인 면모를 우리는 제대로 느낄 수가 없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독자는 모택동을 하나의 연약한 인간으로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모택동도 보통의 평범한 인간처럼 먹고, 마시고, 잠자고, 섹스를 즐겼으며, 범상한 인간들이 걸리는 질병(심지어 성병까지)으로 고통도 받았다. 그리고 권력투쟁이 격화되면 불면증을 비롯한 갖가지 증상에 시달렸다. 불면증은 그가 처한 정치적인 정세를 표시하는 체온계이기도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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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민국사
요코야마 히로아키 지음 / 신서원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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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민국사>는 일본학자 요코야마 히로야키가 ‘신해혁명부터 중국인민공화국의 수립’까지의 역사를 간결하게 정리한 현대중국사 개론서이다. 총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자질구레한 사실까지 나름의 기준으로 정리하려고 노력한 저자의 수고가 엿보인다. 저자는 현대중국의 정치사를 “현인지배의 선정주의”라는 중국적 전통의 관점에서 분석한다.

즉, 중국에서는 철학과 사상으로 스스로를 단련한 현인이 그렇지 못한 민중을 이끌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또한 중국민중이 스스로 주체적인 정치참여자로 바로 서지 못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며, 서양의 민주정치의 전통과는 상이한 특징이라 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선정주의적 전통은 중국의 오랜 유교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며, 근대화과정에서 수입된 서양의 사상과 결합하여 손문(이 책에서는 손중산)의 삼민주의로 태어났던 것이고, 이러한 전통은 중국대륙을 손에 넣은 중공에서도 이어졌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교과서식으로 집필되어 있기에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약간의 딱딱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일본인 저자이기 때문에, 일제가 중국침략시 저지른 만행에 대한 기록은 찾아볼 수가 없으며 그에 대한 유감이나 사과를 하기 보다는 담담하게 사실을 나열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보다 저자 요코야마 히로야키는 중국 내부 정치블럭 간의 긴장과 갈등 관계에 초점을 맞추면서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신해혁명부터 중국인민공화국 수립까지의 40여년에 걸친 기간을 중국내부의 권력관계를 중심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고 싶은 독자에게는 좋은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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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계약론
장 자크 루소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부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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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소는 15년간 <정치제도론>의 출간을 기획하였으나, 그가 <사회계약론>의 서문에서 밝혔듯이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결국에는 국가라는 공동체를 구성되게끔 만드는 근원적인 사회계약에 관하여 글을 남기게 되었고 이것이 바로 <사회계약론>이었다.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면서 15년간의 그의 고민의 흔적을 느낄 수 있으며, '사회계약' 이외에 루소가 생각한 올바른 정치와 공동체상을 살펴볼 수 있다.

그는 정치사상사의 영역에서 홉스, 로크, 몽테스키외 등의 사상가들과 함께 '사회계약론자'로 분류된다. 즉, 그들은 인간들이 근원적인 사회계약을 통해 정치공동체를 구성했다고 주장한 점에 있어서는 동질적이다. 그러나, 그들의 사상을 고찰해 보면 그 이외의 공통점은 별로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에 큰 당혹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홉스는 절대군주정을, 로크는 부르주아 대의제 민주주의를, 루소는 직접민주주의를 옹호하였으며, 인간의 (정치적)원시상태, 사회계약의 필요성 등에 있어서 그들의 의견은 큰 차이를 보여준다. 그들의 이러한 차이를 염두에 두면서 루소의 저작을 읽는다면 더욱 더 큰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루소의 저작에서 우리(특히 남한에서)에게 가장 유명한 말은 '영국 국민들은 그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정작 그들은 투표가 끝난 후 쇠사슬에 묶인 노예의 처지가 된다.'는 말이다. 이 말처럼 그는 직접민주주의를 갈구한다. 대의제민주주의에 안주하며, 정치적 무관심에 길들여져 가는 인간들의 나태와 무관심을 질타한다. 이것이 비단 루소 당시의 사람들만 해당되는 말일까? 건전한 정치적 관심과 직접적인 참여만이 민주주의의 생명이라는 루소의 주장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지 않은가?

루소의 <사회계약론>을 읽다보면, 그가 어쩔 수 없이 가질 수 밖에 없는 시대적 한계 또한 엿볼 수 있어서 흥미롭다. 그의 전체주의적인 성향이나 국민을 완전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대상으로 바라보면서도 동시에 그들을 계몽의 대상, 새로운 인간형으로 거듭나야 할 대상으로 규정짓는 루소의 모순적인 사고방식... 과연 그 시대의 특징이라거나 갖은 정치적 핍박을 받아야 했던 루소의 비극적인 인생의 특징으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분명 루소의 사회계약론은 현대의 독자들이 읽기에는 그리 흥미로운 저작은 분명 아니다. 현대의 인문사회과학도서만큼 각 장에서 각 주제에 대해 명확하게 정리된 결론을 제시하지도 않을 뿐더러 했던 이야기를 중언부언하기도 하고, 잘못된 자연과학적 예시나 현대의 독자들로서는 이해하지 못하는 고대의 사례를 나열하는 등 그의 [사회계약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몰려오는 잠을 내쫓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한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을 제외한다면, 이 책을 어렵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 이것은 물론 무엇이건 새로운 것을 배우려 하며 또 독자적으로 사색하려는 독자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자본론 서문을 parod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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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론의 현대적 해석
김수행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부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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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현대적 해석'(이하 해석)은 마르크스 경제학을 10년 넘게 강의하고 계신 김수행 교수가 그간의 강의 노트를 새롭게 정리하여 펴낸 책이다. 즉, 어떤 일관된 논지를 가지고 새로운 해석을 했다기 보다는 강의 자료를 미리 학생들에게 제시하여 좀더 효율적인 수업을 하기 위한 '강의용 교재'라는 것이다. 따라서 자본에 대한 무언가 새로운 해석을 바란 독자라면 다소 실망을 할 수도 있을 듯 싶다. 그런 독자들은 오히려 김수행 교수의 '정치경제학원론'이나 그 밖의 여타 정치경제학 개론서를 읽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듯 하다.

또한, 자본 원전을 읽지 않은 사람이라면, 자본1권에서 3권까지의 방대한 내용을 '해석' 한권으로 축약해 놓은 만큼 다소 모호하거나 논리적 비약이 느껴질 수도 있을 듯 하다. 그러나, 이 책은 마르크스의 장절 구분(영어판)을 그대로 따르면서 내용을 요약 정리하고 있는 만큼, 자본 원전을 읽으면서 이해가 어려운 부분에 대해 김수행교수의 해설을 참고하는 보조 교재로서는 손색이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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