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영어는 왜 실패하는가 - 대한민국에서 영어를 배운다는 것 함께 걷는 교육
이병민 지음 / 우리학교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내 자신이 영어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지방고등학교 출신인 나는 제대로 된 영어공교육을 받지 못했다. 고등학교까지의 영어교육은 문법 및 수능을 위한 독해위주의 영어교육 위주였다. 그래서 처음으로 토익시험을 쳤을 때, 업무상 외국인과 처음으로 대화를 나누었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 영어로 진행되는 미팅, 회의, 컨퍼런스에서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랐고, 이런 내 자신의 상태에 대해 자책도 많이 했다.

 

2008년부터 영어는 평소에 꾸준히 해야 한다는 친절한 회사 선배의 조언과 도움으로 매일 꾸준히 영어공부를 한다. 매일 아침 전화 영어를 하고, 매주 스마트폰으로 이코노미스트 잡지를 한 꼭지라도 보려고 노력하고, 원어민과 의사소통을 일주일에 1시간이라도 할 수 있는 영어학원에 등록해서 다닌다. 다행히 회사에서 전화영어 및 학원비의 일정부분을 지원해준다. 그러기를 6년째.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이룬 성취도 많지만, 그 효과에 비하면 고비용 구조임에는 틀림없다.

 

최근 초등학교에 입학할 시기가 된 아이의 영어교육 때문에 고민이 많다. 나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게 하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 기본적인 내 입장이다. 그렇다고 아이에게 영어에 대한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거나 가계에 부담이 될 정도의 사교육을 시키기도 싫다. 얼마전 아이와 함께 주한영국문화원에서 운영하는 어학원 인터뷰도 봤다. 내 자신도 성인반 인터뷰를 봤다. 강사의 퀄리티는 어느 정도 보장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일주일에 두번씩 하는, 놀이를 위주로 한 교육이 아이에게 어느 정도의 효과를 줄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

 

이 시기에 이 책을 읽었다. 무릎을 쳤다. 과연 내가 아이에게 바라고 있는 영어교육의 목표는 무엇인가? 이 책은 우리나라 안에서 이중언어사용자(Bilingual)가 될 수는 없다고 분명하게 말한다. 일단 국내에서 영어로 의사소통해야할 어떠한 필요성도 없고, 그렇게 되기에 현실적인 여건도 받쳐주지 않는다. 원어민 1천만명 이상을 수입하지 않는 이상. 우리 아이나 내가 그 수준에 올라가는 것은 너무 힘들고 갈 수도 없는 위치다. 대신에 이 책은 우리에게 필요에 따른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영어공부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조기 영어교육은 불필요하고 큰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다. 이 보다는 아이의 머리에 한국어가 정립되었을 때, 즉, 철이 든 시기에 집중적으로 '외국어'로서 영어를 가르치는 게 낫다. 그것도 다방면에 걸쳐 바이링구얼이 되기 보다는 특정 부분에서 필요한만큼만 배우는 게 낫다. 그래서 나도 내 아이의 영어교육에 있어 더이상 조바심을 느끼지 않기로 했다.

 

요즘 내가 아침 일찍 전화영어를 하거나, 영어로 된 교재를 공부하고 있으면, 우리 아이는 내게 다가와서 관심을 표현한다. 아이가 조금더 철이 들었을 때, 아이와 함께 영어로 된 영화도 보고 영어로 된 신문도 보면서 같이 영어공부를 하고, 가끔 외국에 놀러가서 실제로 영어를 사용하는 기회도 갖고... 그런 일상적인 영어에 대한 노출을 통해 꾸준히 외국어공부를 하게끔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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