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야경 의미없이 버스 안에서 찍다

확성
                                                      4343. 사월 열 여드레
                                                            동해안 저온 현상에, 세상은 체감온도 이하이다
선거 때문에 온통 시끄럽다
선거일이 목전이라서 그런지 악을 쓴다
극악이다
사랑의 말들은 속삭이듯 들리고 험담은 확성기처럼 들린다
그래서 그들의 말들은 나를 설득하지 못하는 험담이다
상대를 설득하거나 사랑의 말을 너무 많이 하여 목이 쉬는 경우는 드물다
소리가 큰 만큼 귀가 얇아지고 들리는 말들도 가볍고 울림이 없다
그래서 확성기를 통해 상대를 설득하려 하지만 되돌아오는 것은 악감정이다

휴대폰과 티브이가 얇고 가벼워지는 만큼 세상도 얇아지는 느낌이다
내용은 더 얇고 깊이는 거의 없고 단지 편의성이 더 첨가 된다
휴대폰이 얇아지는 동안 관계는 전도율 높은 박판처럼 가까워지지만 얇고 작아진다
얇고 가벼워 무게도 없는 휴대폰에 적응하려면 더 가벼워져야 하는 것은 우리의식의 충성도

무겁거나 두텁고 큰 것은, 진부하지만 믿음이고 진지함이 있다는 내 믿음은
노동에 종사하며 더 공고해졌다
진지함을 기대하기에는 이 나라의 시스템은 무지개처럼 잡히지 않는 신기루이다

요즘은 종교의 말씀들도 너무 소리가 커서 얇고 가볍고 현실성에만 집착해서
얇고 가벼운 현실의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너무 가벼워 둥둥 떠다니는 정치의 단어들은 이를 데 없이 천박하다

소리만 큰 확성이 아닌,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는 큰소리
멀리 퍼져나가는 울림을 들을 수 있는 날은 정말 소원한 것인가
큰 울림을 주던 이들은 다 어데 간 것일까
그립다, 확하고 달려들던 목소리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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