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서 못을 뽑다

아무런 까닭 없이
가담하지 않은 죄 무거워
달에게 원죄 뒤집어 씌우고
가담한 죄 태양처럼 눈부신 오월
가담하면 할수록
가슴을 긁을수록 붉어지는 죄 때문에
사랑의 말씀들 원죄에 투신한
이 맑은 날
눈물의 오월을 벗는다

정신이 시든
꽃은 표독한 연장
못을 뽑으니 꽃에서 예수가 툭툭 떨어진다
오월의 나는 망치로 내 몸의 못을 뽑는 예수
까닭 없이 톱으로 전쟁의 형틀을 짜는 군인
내 몸에 과도한 진단서를 발급하고 못 같은 주사로 약물을 투여하는 의사
이마에 박힌 못을 인연이라 생각하는 석가


몸에 박혀 녹슬어 가는 우리의 죄로
오월 한 달간 피어있는 노래

대못으로 피어 죄로 박힌 못 꽃
위에 개구리처럼 앉아
어디에서 날아왔는지 모를 돌
던진 이를 바라보지만
못에서 흩어지는 꽃
못 꽃처럼 부유하던 오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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