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카<봄눈 녹듯이 사라질 발자국>

도로아미타불(道路我尾他不)

                                                                    4343.2.11
                                                                    오자마자 사라질 눈이 오는 타이밍이 기막힌 날
                                                                    뱉자 마자 주워담지 못 할 말과
                                                                    뻗자마자 돌아올 주먹, 먹자마자 쌀 뇌물,
                                                                    흘리자마자 닦아야 할 것들과
                                                                    풍기자마자 맡을 수밖에 없는 냄새가 진동하는
                                                         날이 새면 해가 뜨듯이
                                                         이 나라는 동방의 해 뜨는 나라이자 날 새는 나라이다


불온(不穩)을 감지하면 날새는 습관 때문에
돌발적으로 날샌 뒤
봄눈 오는 새벽
개들이 먼저간 골목으로 개 발자국을 따라 일을 나갈 때
순간
김구 선생님은 눈은 녹아 사라져 버릴 뿐이라는 생각은 하시지 않고
왜 눈 발자국 이야기를 해서 날 이렇게 망설이게 할까
개들이 먼저간 발자국을 따라가야 하는 지름길에 대한 나의 망설임은
끝내 바퀴들이 지나간 먼 길을 선택하게 했다
현실의 지름길도 인간 개들이 먼저 간다
안상수처럼 망설이면서도 개의 길을 따라간다
<그가 박종철 사건에서 보여준 망설이면서도 따라가야 했던 길>

도로아미타불(道路我尾他不)
뒤죽박죽 자의적 해설: 타인의 꼬리를 따라가는 것은 내 도의 길이 아니네, 혹은
도로를 걸어가도 나의 뒤를 따라오는 자는 없네

명진스님은 앞서간 모든 길을 가지 않았다
눈발자국은 반듯이 녹아 지워 질줄 알았던 것일까
발자국조차 내지 않는 무위(無爲)의 실천 없는
나의 정육노동은 언제나 묵언수행이고
삶은 묶은 때처럼 문지를 때마다 벗겨지는 허물이거나
봄날의 눈처럼 내리자 마자 사라지는 물기일 뿐
나 같은 이에게 경력이란 나이를 먹을수록 추해지는 것이지만
그래도 쌓이는 죄값이 빛나는 미필의 경력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안상수
자신의 어영부영 검사시절, 박종철 사건 담당검사로써의 경력을 발판 삼아 정계에 입문했으면
자신이 인지한 반성을 거울삼아 검찰개혁에 매진하는 것이 천주교신자로써의 최소한 교양일 것이지만
자신이 걸어온 왜곡된 길로 후배들의 발자국조차 자신의 전철로 인도하는 그는
예수 고난과 부활을 생각하는 사순절에 고난(?)을 맞보려 한 것일까
부활절 즈음에 그에게 다시는 정치적 부활은 없을 것이란 게 내 생각인데
-그에게 부활이 있을까요?-
“정치가 부활 게임 아니냐” 는 선문답 같은 노 신부님 말씀
“부활은 부랄이 튼실해야 하느니라” 며 더 어렵게 일갈하신다
정치적인 부활은 믿는 구석이 있어야 한다고 나는 해석했지만
믿는 구석이라면 파란 기와집 그이(?) 그럼 그이는 그의 부랄(?)
<이 해설에 대한 멋진 해설을 다는 분에게 속초 바닷가에서 말린 아주 맛있는 오징어 한 축 보내드릴 예정이다>

부활의 기운이 태동하는 이 봄날
곧, 부처님이 불온(佛穩)을 안고 오시리라 믿으며
나는 이 전방적이고 난타적인 불온(不穩)이 태동하는 시기를 근심스럽게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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