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으로 동행은 없다
4343. 이월 초하루
쉬는 날이라 노신부님과 속초바닷가 식당에서
알싸한 싱퉁이(도치)탕에 뜬막걸리 곁들여 점심을 하며
눈 오는 밤에 찾아오신 연유를 물었습니다
‘자네가 예수니까…’ 말끝을 훅하고 잡아 끄십니다
-외로우십니까-
‘외롭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 하며 선웃음이다
-말빨 서는 이쁜 찬모라도 사제관에 들일까요-
‘…..’
평소 세상의 모든 이가 예수의 모습을 한가지씩 가지고 있는 예수라 말씀을 하신 것으로 보아
내게 예수라 한 것은 별 심중이 가지 않지만
평소 찬모가 필요 없다 하신 뜻을 말 없음으로 거둔 것으로 보아 외로우신 것은 틀림없다
평생 믿음으로, 동행이란 함께 가는 것이라 생각하셨겠지만
믿음의 대상이 함께 걸어갈 동행이 될 수 없음을 아신 것일까
봄의 문턱을 넘어가시는 모습이
꽃샘으로 쓸쓸함이 더하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