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카<속초해수욕장 雪松>

연아, 깰 것을 위해 은퇴해라 
  

                               4343. 정월 예니레
                                      폭설이 내린 속초는 온통 하얀색
                                      서로 다름이 없는, 같은 색으로 보낸 날이었다

올림픽은 우리의 외고입시경쟁보다 더 지독한 국제입시경쟁학교이다
점수가 모든 것을 가르고 인간의 색깔까지 가른다
감동은 우리를 들었다 놓고 일상을 더 비루하게 한다
그리고 잠시 국가간의 경쟁을 강화해주고 결속하며 각 국가가 지닌 지저분한 문제를 잠시 잊게 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올림픽은 가장 정치적인 고준위의 마약이다
세계는 잠시 세계를 잊고 각자의 세계에 동참한다
그럼으로써 어떤 도의 세계에 다다르는 착각의 만수위에 잠기게 한다

아사다 마오와 김연아
서로의 재능과 능력을 겨루는 라이벌이 아닌, 색이 다르지 않은 친구이기를 바란다
그들이 흘린 눈물을 보며 측은하기 그지 없는 것은
양 국가와 국민이 그들에게 모든 앙금의 대리전을 시킨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의 눈물이 이유 없이 색깔 없이 같은 색이라는 것에 나는 안도한다
아울러 그들이 다시는 서로를 견주지 않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김연아가 은퇴하기를 바란다
더 이상 이룰게 없는 것에 집착하는 것은 만욕이기에 더 그렇다
그녀가 해 보지 못한 다른 일을 찾는 것이 도전이지, 현실을 지키거나 더 이상의 기록 갱신은, 도전이란 명분의 유지일 뿐 별 의미가 없는 일이고, 끊임 없는 경쟁과 다툼을 부추겨 최대 이익을 보고자 하는 잔혹한 미디어와 광적인 스포츠 비즈니스의 유혹일 뿐이다

아우르는 내 생각은
올림픽의 시상대의 높이와 시상방식을 바꾸었으면 좋겠다
시상대의 높이를 같이하고, 상도 메달이 아닌 월계수로 해야 한다
국기의 계양도 같은 높이로 하고 국가가 아닌 평화의 노래하나 만들어 연주하고
그 종목에 참가한 선수가 모두 시상식에 참석하는 번거로움도 강제해야 한다

이것이 올림픽의 정신 아닐까

끝없이, 무한 재방송이 계속 되지 않는, 측은한 눈물 없는 올림픽을 보고 싶다

연아, 너를 보며 꾸는 희망은 환상이다. 언제든 환상은 깨어지는 것이다.
깨어질 것을 위하여 머무르지 말고 깰 것을 위해 구르거라
이만하며 충분히 하였다
마음이 많이 미끄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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