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라폰카<폐파이프>

녹슨 하루

차가운 폐동파이프 하나를 운반하는데
이 짧은 파이프의 무게가 나의 이틀 일당이라는
작업 반장의 말에, 순간
오랜 노동으로 천근 만근인 몸에
속 빈 커다란 구멍이 뚫리며
시린 어깨가 싯푸르게 녹슨다

일당은 시간의 녹 같은 푸른 지폐 몇 닢처럼 가볍고

미처 녹지 않은 녹물이 꽉 찬
녹슨 동 파이프의 무게 때문에 구멍 난 하루 일과는
미끄러운 빙판 위에서 위태롭더니
기어이 넘어져 호주머니 동전 몇 닢 눈밭에 뿌려졌다

동전을 주우며 느끼는 내 삶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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