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초갯배앞
가벼운 헛걸음
겨울이라
줄어든 일자리보다
많은 사람들의 헛걸음으로
붐비는 해변용역사무실
분주한 커피자판기 앞에
일을 나가지 못한 날수만큼
짙고 어두운 얼굴들이, 연신
휴대폰의 켜고 끄는 빛으로 초조하다
며칠 일을 나간 나는
슬그머니 소장에게
내 대신 다른 사람을 보내달라 말하고
사무실을 나왔을 때
갯배 묶여있는 새벽 하늘 너머
무너진 공산의 만장처럼
마르크스의 엎어진 초승달이 떠있고
마침 가로등을 소등한 거리로 나왔을 때
명품거리에 번쩍거리는 신호등처럼
휴대폰 문자 판에
고맙다
는 글씨 환하다
올 들어 가장 춥다는 날
따뜻한 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