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섭죽마을
또 오시면 들르시구랴

대포항 지나 속초시내 초입에 후배가 하는 ‘섭죽마을’
술 냄새 풍기며 아침에 들어와 황태해장국 시켜
소주 두 병에 말아 먹으며 몇 번은 울고 몇 번은 소리지르며
점심때쯤 되어서야 일어나는 여자들의 테이블이 그녀들의 인생처럼 어지럽다
비틀거리며 모든 호주머니를 다 뒤져 구겨진 지폐 같은 얼굴 들이밀어 계산을 하고
마른 명태 같은 인생 한 마리 몽땅 두들겨 속을 풀고 갑니다
인생 한편을 읽는 여자와 그 반편을 들어주며 그 인생의 구성요소내지는 편집자로써
세심하게 따옴표를 옮겨 붙이고 교정하던 여자가 비틀거리며 대포항 쪽으로 걸어갑니다
잘못 찍은 마침표처럼 멀어지던 여자들이 느낌과 물음표로 다시 돌아오다가
기어이 가게 앞에서 쓰러져 한 문장을 완성합니다. 반 문장씩 외발수레로 날라다가
화장실 앞 종업원 탈의 구역에 누이고 가림막으로 막아놓았더니 코를 기막히게 곱니다
들어오는 손님마다 코고는 정체가 궁금하여 묻고 물어도 저는
이 운율이 점입가경인 코고는 희곡 한편을 읽으며 웃기만 하였고
손님들도 코고는 소리의 리듬이 흔들릴 때마다 한바탕씩 웃으며 그렇게 같이 읽었습니다

여자라는 밑줄 친 보통명사가 어형변화를 거쳐 관계대명사화 한
세월은 왜이리 돗수가 높고 취한 꽃들은 어디로 가서 눕는지
계절이 마른 황태처럼 앙상합니다. 잘 가셨는지, 또 오시면 들러 희곡 마저 쓰시구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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