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강사 정인석의 영어 한(恨)풀이
정인석, 송문홍 지음 / 동아일보사 / 1999년 8월
평점 :
절판


영어는 물론 학문이 아니라 언어이고, TOEIC 이나 TEPS 와 같은 시험의 성적보다야 실제로 얼마나 말하고 듣고 읽고 쓰기에 능숙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은 이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며 인정하고 있습니다. 영어를 매우 잘하는 사람의 경우 영어를 쓰는 나라에서 태어나 자랐거나, 영어를 쓰는 나라에서 태어나진 않았더라도 자라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지만, 자연스럽게 영어를 모국어로서 익힌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은 어떤 사람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드는 것입니까? 영어를 모국어로서 받아들인 사람들이 아니라면, 자연스럽게 영어를 구사한다는 것은 어떻게든 불가능한 것입니까? 한국인이 한국어를 문법이나 발음 따지지 않고 너무나 '당연히' 자연스럽게 쓸 수 있다면, 미국인이 영어를 역시 문법이나 발음 따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쓸 수 있다면 한국인이 영어를 그렇게 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물론 나이가 많아질수록 다른
언어를 익히기가 힘들긴 하지만, native speaker 와 같은 자연스러운 언어 구사는 방법과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완벽할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그 방법으로서 '발성' 을 제시합니다. 저자가 스스로 만들어낸 발성법은 치밀한 학문적 검토를 거친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의 영어 발음을 테이프로 들어보고 발성법을 약간 연습해보면, 이것이 진짜 방법이라는 생각에 상당히 동의하게 됩니다. 영어 음성의 특징을 생각해 봤을 때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설명입니다. 물론 영어를 완전히 익히게 되었을 때, 성악가들이 노래를 준비하듯이 발성법으로 영어를 해야만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그렇다면,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자연스럽게구사하는 사람들은 영어와 한국어를 쓸 때 호흡법을 바꾸고 입모양을 바꾸느라 바쁘겠죠.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는 것은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저자의 발성법은 몸으로 영어를 익히는 방법으로서 운동입니다. 발성법을 이용하여 영어를 몸에 소리로 새길 수 있다면 그리고 발할 수 있다면, 노래 부르기 전 목 풀듯 영어를 하려고 바쁘게 몸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몸이 발음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발성법을 따라 연습해 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영어 음성을 테이프나 TV 에서 듣더라도 듣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소리가 나는지 '듣기' 도 못하면서 머리에 떠오르는 alphabet 을 열심히 '보기' 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무슨 소리가 나면 그것이 무슨 소린지 '듣고', 어떤 글이 보이면 그것이 무슨 얘긴지 '보는' 것이 정말 언어 아니겠습니까? 예전대로라면 언어가 아니라 무슨 암호 맞추기 학문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발성법을 연습하면 영어를 소리로서 몸에 새기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아직 충분히 연습해보지 않은 상태이고, 또 개인적인 경험이라 함부로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적어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편에 속하는 영어 습득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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