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 am 딱 21시간동안 깨어 있다.
신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졸리지도 않다. 피곤치도 않다. 왠일일까...

몇시간 후면 투표가 시작되는 날이다. 대선일.

1841년대 미국. 솔로몬이 팔려가 12년 동안을 노예로 살아야 했던 그 비극적 상황과 극우가 지배했던 대한민국의 지난 10년이 오버랩되는건 그저 우연일까?

어제는 악몽에 시달리다 깨어났다.
시위현장에서 붙들려 끌려가 흠씬 두들겨 맞고서 ‘비굴하게도‘ 자술서를 쓰고 나오는 나를 내가 내려다 보는 꿈. 그 비굴함에 저열함에 굴욕감에 몸서리 치다가, 깨어나서도 한동안 그 욕지거리 나오는 상황때문에 몸서리쳤던 꿈. 그 무력감에 유일한 대항수단이 내 자신에 대한 살의뿐이었다고 느낀 꿈.
그래 그건 분명 꿈이었지만 너무나도 생생했다.

윌리엄 월리스는 영화 브레이브 하트에서 마지막으로 자신을 죽이고 있는 잉글런드 왕의 신하에게서 자비를 구하라는 권유를 받지만 끝내 신음소리 하나 내지 않다가 마지막 절규와도 같은 소리를 외쳤다. ˝FREEDOM~~~˝

이 땅에도 봄이 오기를 기다린다.
특별하게도 정치의 봄이 오기를 기다리고 정상화의 봄이 오기를 기다리고 정의의 봄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내일은 다른 세상이 되어지기를 소망해 봅니다.
봄을 기다리며. 꿈을 꾸며.

솔로몬은 최종적으로 자유인의 지위를 회복하는 일에 성공하지만 그것은 순전히 맥락 없는 개인의 행운으로 보인다. 가족과 재회하는 전형적인 결말도 마치 <우주전쟁>의 마지막 장면이 그랬듯 불길함과 불안을 남긴다. 자막은 솔로몬 노섭이 결코 가해자의 처벌과 법적 보상을 얻지 못했음을 알리고 의문사로 생을 마감했다고 덧붙인다. 세상은 영화가 끝나고도 오랫동안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이 점이 <노예 12년>을 첫인상보다 훨씬 신뢰할 만한, 재고해야 할 성취로 비망록에 적어두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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