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
이렇게 진한 허무가 또 있을까 싶은.

그는 자신이 최근에 한 행동들을 빛이 비치는 화면에서 보고 거기에 서린 공허함이 드러나는 걸 봤다. 한 시간 전 도로에서의 폭주는 그가 가지지 못한 뭔가를 감추기 위한 표현이었을 뿐이다. 그 폭로된 사실이 과거로 파고 들어가 마침내 그 재앙에까지 이르렀다. 거기서 찾아낸 건 가짜 혹은 가식밖에 없었다. 그는 가짜 감정을 연기한 것이다. 토니는 두려워졌다. 그 허위의 심연 때문에 두려워진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그걸 알아내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는 이 사실을 다른 사람은 절대 알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건 비밀이다. 그는 저물어가는 오후, 집에서 자신의 영혼을 찾아봤지만 고도로 계산된 슬픔의 전시 밑에는 하얀 무관심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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