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초보 신데렐라 : 마법사=운명의 왕자님!? - 마법사=운명의 왕자님!?
사토자키 미야비 지음, 키타자와 쿄 그림 / 코르셋노블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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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물 TL은 동전의 양면 같은 장점과 단점이 있습니다. 단점은 현실과 너무 가까워서 허구성이나 억지스러운 전개가 시대물보다 더 도드라진다는 점이고, 장점은 그 반대로 현실과 가깝기에 몰입하기가 쉽고 더욱 두근거림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각각의 독자가 왜 TL이라는 장르를 읽는지 그 이유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지겠지요. 

국내에 소개되는 TL 중 현대물은 20퍼센트 정도 될까요? 과반수를 차지하는 (가상)시대물을 읽다 보면 조금 더 현실에 가까운 이야기를 읽고 싶어지는 편이라 시대물과 현대물 중에 고르라면 현대물을 고르곤 합니다. 그리고 거의 매번 짜증을 내며 책을 넘기게 됩니다. 

TL의 특성상 남주의 성향이 다소 강압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시대물이라면 ‘황제라서 여주가 거절할 수가 없구나.’ 또는 ‘귀족 도련님이라 성격이 저 모양 저 꼴이구나.’ 라는 식으로 눈가리고 아웅이라도 할 수가 있는데, 현대물은 그게 안 되죠. 무슨 이유가 있던 간에 21세기 일본에서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 스킨십을 하면 안 되는 겁니다. 현대물이기 때문에 독자인 저도 진지충이 될 수밖에 없어요. 

이번 책도 그렇습니다. 여주가 남주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지만, 어찌되었든 남주가 여주가 싫다는데도 몸을 애무해나갑니다. 저에게 있어서는 마음 편하게 두근거리며 읽을 만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왜 현대물 TL의 태반이 이런 전개로 흘러가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많은 독자들에게 있어 이런 전개가 설레는 연애의 첫 단계인가요?

이 지점에서 좋은 현대물과 나쁜 현대물이 구분이 됩니다. 현실로 끌려 나와서 현실에서 있엇던 나쁜 기억을-직접 겪은 것이 아닌 타인의 이야기를 통한 간접 경험이라도-끄집어내느냐,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일임은 알지만 설레게 하는 환상을 주느냐.

안타깝게도 이 책은 전자였습니다. 수많은 안돼요돼요로 전개되는 소설의 존재 가치를 다 부정하는 것은 아니나... 이런 남자랑 사귀면 안 된다고 생각해버린 시점에서 이 책은 저에게 있어 아웃입니다.

‘분명히 거절하는 바람에 타쿠미(남주)가 상처받는 것도 원치 않았다’라는 서술 역시 뜨악했습니다. 원하지 않는 성적 접촉을 당하면서도 상대 남자의 기분을 배려해야 한다는 관념은 도저히 참기가 어려웠습니다.

안타깝게도 빻은 말 대잔치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사소한 것에도 질투해 버리는 남주는 다른 남자가 만져서 느낀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하네요.

역시 현대물 TL은 어지간하면 걸러야 하나 생각할 만큼 실망스러운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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