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이 적힌 메모를 받은 어느 날, 잠들지 못하는 밤이었다. 매미 소리와 함께 희영의 추억이 샘솟았다. 어느 조용한 시골 마을 은수리. 그곳에 필희가 나타났다. 단짝 친구였던 은정과 희영 사이 필희가 나타나며 삼총사가 된 고3 아이들이었다. 평화로웠던 그들의 관계도 잠시. 필희의 엄마와 은정의 아빠가 함께 사라졌고 이들의 관계도 댕강 토막이 나버렸다. 은정이 삼총사를 떠난 뒤, 관계를 이어오던 희영과 필희도 필희가 블랙홀과 함께 사라지며 깨져버렸다.
저자 김유원은 어디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를 미확인 홀에 조심히 쌓아올린다. 그들의 삶을 조명하며 그들의 삶에 공감한다. 다양한 인물에게서 상실함, 위태로움을 발견하고 그들의 상황을 세밀히 표현한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내면의 구멍을 메워 나간다. 그들이 혼자 해결해나가도록 두는 것이 아닌 '함께' 치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다. 가끔은 혼자서 답을 찾아갈 수 없는 위태로움도 있기에. '개인'이 존재하는 오늘, 미확인 홀은 '우리'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