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가 숨어 있는 세계 - 언어치료사가 쓴 말하기와 마음 쌓기의 기록
김지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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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숨어 있는 세계'는 18년째 언어장애 아이들을 만나 함께 시행착오를 겪는 저자 김지호의 이야기다. 언어는 흔히 우리의 마음을 담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다. 그러나 언어장애 아이들은 마음에 언어를 담아 표현하기 때문에 오롯이 그들의 마음을 표현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어린 아이들은 더욱 쉽지 않은데, 저자는 이들과 함께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상처를 주고받으며 이들의 마음을 읽어내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낸다.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포근한 책'이었다. 서툰 아이의 그림체 같으면서도 이 안에 오롯이 표현하지 못한 그들의 마음을 포근히 담아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지 역시 참 따뜻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개나리색 내지. 그리고 내용에 따라 적절히 동글하면서도 어느정도 격식을 갖춘 폰트. 그 누가 읽어도 괜시리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을 멈추었을 때 '정말 내가 원하는 말'은 선명해졌습니다.

'언어가 숨어 있는 세계' p.6

참으로 모순적인 말이지만, 이 책을 한 줄로 요약하게 된다면 내가 꼽은 문장은 바로 이거다. 말을 멈추었을 떄 비로소 선명해지는 나의 말. 저자의 말을 읽을 때만 해도 참으로 다가오지 않았던 이야기지만, 책을 다 읽고 덮어 차근차근 되짚어보니 맞는 말이다. 언어장애를 겪는 아이들과의 이야기에서 점점 성장하며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나의 언어도 함께 떠오르는 시간이었다.


저자 김지호는 언어치료를 통해 새로운 새계를 맞이할 준비를 도와주는 이다. 대상은 중요하지 않다.

이 책을 읽으며 그의 언어를 함께 따라가며 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의 언어는 따뜻하며, 위로이며, 새로운 세계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많은 분들께 마음 깊이 존경하고 지지한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언어가 숨어 있는 세계', p.7

언어를 담은 세계를 마주하는 순간.

<언어가 숨어 있는 세계>와 함께.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영이야, 말은 항상 어긋나기 마련이란다. 누구나 상대의 뜻을 오해해. 그런 일은 지구 어디에서나 일어나지. ... 그럴 떄면 이렇게 생각했으면 좋겠어. ‘나를 혼내려는 게 아니야. 더 좋은 결과를 얻게 하려는 거야.‘ - P31

말은 강물과도 같다. 아이들의 말은 어른들에 의해 받아들여져야 한다. 미숙하다는 이유로 비난받아서는 안 된다. 그래야 막히지 않고 유유히 흐를 수 있다. 앞으로 민이의 말도 그랬으면 좋겠다. - P111

찬이야, 그러니까 앞으로도 네가 하기 싫은 일을 요구하는 사람에게는 꼭 "싫어요"라고 말해야 해, 알겠지? 거부 의사를 명확히 해야 상대가 오해하지 않을 수 있고 네 의사도 존중받을 수 있단다. - P134

네가 즐거움을 찾았으면 좋겠다. 말하는 즐거움. 소통하는 즐거움. 슬픔과 기쁨을 나누는 즐거움. ... 지치지 않고 서로를 북돋으며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 말이야. - P189

영원히 너의 세계와 함께 행복하길.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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