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버린 사람들
나렌드라 자다브 지음, 강수정 옮김 / 김영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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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구의 16%를 차지하는 인도의 인구 중

16%를 차지하는 달리트, 즉, 불가촉천민들.

내가 몰랐던 종교적인 폭력의 희생자들.

 이 책의 저자인 나렌드라 자다브(위 사진의 사람좋아보이는 아저씨) 역시 달리트 출신이다.
 

하지만 지금은 국제적 명성을 지닌 경제학자이고 인도의 한 저명한 대학의 총장이며

나아가 인도의 미래를 책임질 대통령감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책은 그를 만든 그의 아버지 다무와 어머니 소누의 이야기다.

종교가 사람들에게 계급을 지워놓고 신전에 발도 못 들여놓게 한다면?

짐승보다 못한 삶을 살아야만 하는 불가촉천민들의 지위가

신에 의한 것이라면? 태어날 때부터 발목에 채워진 족쇄를

죽을 때까지 끌고 살아가야 한다면? 신의 이름으로?

 

난 힌두교를 잘 모르고, 인도에 대해서도 보통 사람들이 아는 정도밖에 모르지만,

수많은 인도의 달리트들이 힌두교가 아닌 다른 종교로 개종할 수 밖에 없었다는

그 뼈아픈 과거에 분노를 느낀다.

 

우리 모두가 평등해진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평민의 평등, 남녀평등,. 그런 걸 쟁취해온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카스트에 따라 평생을 노예처럼

개보다 못한 삶을 산다는 건 당사자가 아니라도 화가 나는 현실이다.

 

저자의 아버지 다무는 그런 현실에 순응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를 일깨운 건 바바사헤브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암베드카르 박사였다.

그는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카스트제도에 저항하도록 달리트들을 이끈 지도자였다.

저항운동을 조직하고 달리트를 교육시키기 위해 강연을 하면서

궁극적으로 '달리트'라는 신분의 굴레를 벗기 위해서는

자식들을 교육시켜야 한다고 가르쳤다.

 

다무는 그의 열렬한 추종자였고, 그의 말대로 자식들을 교육시켰다.

그는 자신의 아내인 소누에게도 글을 가르치고 일깨우려 노력했고,

오랜 세월 신분에 의해 몸에 배어든 관성과 타성을 깨부수기 위해

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노력했다.

 

힌두 사회에서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찾기 위해 열심히 싸워왔지만, 

바바사헤브는 결국 힌두교를 포기하게 된다.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카스트를 카르마로 여기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힌두 사회에서는 한계를 느꼈기 때문에 힌두교도로 죽지 않을 것임을 다짐하고

기본적으로 평등한 인간의 지위를 인정하는 불교로 개종한다.

다무와 그의 가족들 역시 바바사헤브의 개종과 함께 불교로 개종하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인도인에 대해 생각해봤다. 

인도인들은 특히 우리 분야(공학)에서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하고 있단다.

미국 드라마만 봐도 어떤 분야의 드라마든 인도인들이 등장한다.

인구가 많은 만큼 그들이 전 세계에서 발휘할 수 있는 능력도 무한하다.

 

가끔씩 우리나라에 유교가 없었더라면

'열린' 사고방식이, 합리적인 사고방식이 더 빨리 자리잡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뭐, 지금 그런 사고방식이 완벽히 뿌리박았다는 뜻도 아니고,

유교가 완전히 나쁜 점만 있다는 뜻도 아니다.)

만약 인도인들에게 카스트제도가 없었더라면?

인도인들의 저력은 엄청났을 거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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