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브라이슨 발칙한 미국학 - 미국인도 모르는 미국 이야기 빌 브라이슨 시리즈
빌 브라이슨 지음, 박상은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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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빌 브라이슨 아저씨. 

책을 덮고 나니 이 분의 얼굴이 너무 궁금해져서 

미국 야후를 통해 빌 브라이슨씨의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책 앞표지 그림이랑 너무 똑같이 생기셨다. -_-;
 

그리고, 책 속에 나타난 이미지처럼,

기계치에, 뭘 잘 까먹고, 어디 잘 부딪치고,

친절하지만 잘 투덜거릴 것 같은 인상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미국인이지만 영국에서 20년을 보내고

영국인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성인이 되서'  

미국으로 돌아와서 겪게 되는 일들을 칼럼 형식으로 소개한다.

 

특히, '삶의 미스터리'에 관한 장은 


웃지 않고 넘어갈 수가 없었다.

 

전깃불이 생기기 전에는 밤에 벌레들이 무얼 했을까?

전화벨이 울리면 왜 항상 누군가가 "전화야?"하고 물어보는 걸까?

엘리베이터에는 왜 '정격하중 550킬로그램' 같은 문구가 씌어있을까?

그리고 그 문구는 왜 엘리베이터 바깥이 아니라 안쪽에 부착되어 있는가?

내가 늦으면 비행기나 기차, 버스 등이 정시에 도착하고

내가 정시에 도착하면 비행기, 기차, 버스가 늦어지는 것은 왜일까?

 

 

또한 '삶의 규칙'

 

2. 제조회사의 이름이나 로고가 선명하게 드러난 옷을 입은 사람들은

'나는 얼간이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배지를 달고 다녀야 한다.

3. 차를 주차할 때 하얀색 선으로 표시된 주차 공간 안에 차를 넣는 시간이

심장 수술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보다 더 걸리는 사람은

그 주차공간에 차를 주차할 수 없다.

7. 호텔방의 모든 조명은 문이나 침대 근처에서 끌 수 있게 되어 있어야 하며

스위치가 조명기구 자체에 부착되어 있는 경우에는

쉽게 눈에 띄는 곳에 있어야 한다.

만약 고객이 침대에 누워서 스탠드 불을 끌 수 없다면

그 날 밤 숙박료는 면제되어야 하며....

10. 모든 자동차는 양쪽 측면과 후면에 주유구가 있어야 하며,

주유구의 호수는 적어도 2미터는 되어야 한다.

15. ...한꺼번에 10명이 들어가는 거대한 회전문은

그 안에 들어간 사람들이 서로 아는 사이고

사전에 같은 속도로 움직이기로

합의가 되어 있지 않은 한 불법이다.

 

저자가 이렇게 재미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대한 나의 감상을 단순히 '재미있다'라고만 하기에는

어쩐지 아쉽고 석연치 않다.

 

이 속에는 비판도 있다.

너무너무너무 풍족하고

너무너무너무 융통성 없으며

너무너무너무 불합리한 미국의 단편도

빌 브라이슨의 글 속에는 재미있게 녹아있다.

하지만, 내가 가보지 않고서야

미국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떠들수야 없지 않은가.

 

사실, 조금은 겁이 난다.

미국땅을 밟기 두 달 전인 나로서는

빌 브라이슨의 이런 꼬집음과,

그 특유의 과장의 대상이었던 것들이

어마어마한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미국은 좋은 곳이기도 하다.

삶의 기회와 가능성에 대해 본능적으로

긍정적인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지 않은가.

그 외에도 미국이 좋은 점은 많다.

 

하긴....

한국도 그렇다.

어딘들 안 그렇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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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하니까

얼마전에 읽었던 '행복의 지도'가 생각난다.

그 책의 서평에 빌 브라이슨의 유머와 알랭 드 보통의 통찰력의 절묘한 조화?

정확하진 않지만 뭐..그 비슷한 말이 적혀있었기 때문에

빌 브라이슨이 더 궁금해졌는지도 모르니까.

(알랭 드 보통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라서

그 통찰력 운운..이 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다.)

 

'행복의 지도'와 관련해서 이 책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행복의 지도'의 서평이 꽤나 정확했다는 점이다.

빌 브라이슨은 너무 깊이 들어가진 않는다.

'가볍다'는 말이 나쁘게 들릴 수도 있는 말이기에 사용하기 조심스럽지만,

아무튼, 빌 브라이슨의 이야기는 가볍고..유쾌하다.

행복의 지도는, 이보다는 약간 무거웠다.(표현이 과연 이것밖에 없는지..-_-)

아무래도 '행복'이란 주제 자체가 '여행'과 어우러졌을 뿐,

그 자체로는 철학적인 주제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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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찌됐건,

담번엔 이분의 다른 책들을 읽어볼테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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