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es (Paperback, 미국판) - 『구덩이』 원서
루이스 새커 지음 / Random House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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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은 내가 처.음.으.로.다.읽.은. 영어책이다.(부끄럽군-_-;) 

그 동안 영어공부를 하겠답시고 여러 권의 원서를 구입했었지만, 결국 다 읽은 건 한 권도 없었다.  

이 책만큼은 다 읽을 수 있었던 이유를 들자면, 첫째 다름아닌 "쉬움"이었던 것 같다. 어려운 단어, 어려운 문장, 이해하기 힘든 의미들.. 이런 게 정말 하.나.도. 없었던 거다. 

단순히 쉽다는 이유만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그것도 영어로 쓰인 책을 다 읽을 수 있었을거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스토리가 정말 탄탄했다. "씨실과 날실을 엮는다"라는 표현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만큼 구성이 탁월하고 완벽하다는 느낌을 받았다.(완벽하다는 표현은 아무때나 쓰는 게 아니다.) 

세 개의 스토리들이 각각 어떤 연관성인지 암시조차 주지 않으면서 이리저리 엮이다가 갑자기 몇 가지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모여들 때, 작가의 능력에 탄복했다. 영어든, 한국어든.. 어떤 언어로 쓰여졌든 간에, 단순하고 짧은 문장에서 느껴지는 짜릿하거나 애틋한 감정들. 또 한번 감동했다. 정말, 문장이 이렇게 쉽고 간결해도, 아니 어쩌면 쉽고 간결하기 때문에 말로 표현되지 못한 감정들이 더 애틋할 수 있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 마지막에 모든 스토리들이 한 점에서 모였을 때,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소름이 돋았다. 이런 거였구나..라는 깨달음이 너무 강렬했다.  

우리나라에서 이 책이 '구덩이'로 번역되어 나와있다고 하는데, 청소년문학으로 분류되어 있나보다. 어쩌면 그 '청소년'이라는 단어때문에 하마터면 이 책과 멀어질 뻔 했다. 정말로, 이 책을 알게 된 걸 감사한다. (한국판도 어른이 읽기에 괜찮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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