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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사랑합니다 1 ㅣ 강풀 순정만화 3
강풀 글 그림 / 문학세계사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강풀의 만화는 띄엄띄엄 읽어본 게 전부라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감성을 콕콕 쑤시는 데가 있는 것 같다.
송씨 할머니, 만석이 할아버지, 순이 할머니와 군봉이 할아버지의
찡한 러브스토리...이렇게만 말하기엔 너무 세속적이고 가볍다.
욕을 입에 달고 사는 만석이 할아버지,
이름이 없었던 송씨 할머니,
자식들 다 출가시키고 치매를 앓는 아내를 집에 가두고 출근하는 군봉이 할아버지, 마냥 어린아이가 되어버린 순이 할머니..
주인공들의 공통점은 정말 "내일 당장 죽어도 이상할 것 없는 나이"라는 것.
그게 사랑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을까?
이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웃음은 웃기기 위해 웃기는 게 아니라
아,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래도 이랬을거야..싶어
마치 그 캐릭터가 우리 동네에 있는 내가 관심갖지 않았던 캐릭터 같아서 가슴부터 웃을 수 있게 해준다.
그러다가 울리려고 울리는 게 아닌데,
너무도 눈물이 난다.
만화책도 소장가치가 있구나..라고 조금씩 느끼고 있다.
이 만화책은 나중에 나중에,
우리가 늙어가면서 한번씩 책장에서 꺼내보고
가슴을 적셔가면서 살아야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군봉이 할아버지와 순이 할머니처럼 죽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어차피 한 번 맺어지고 언젠가 헤어지게 되어있다면
하나가 떠나고 하나는 남는 자가 되어서
죽는 날까지 그리워하는 것보다
그냥 같은 날 손 잡고 죽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이건 좀 다른 이야기지만, 살만큼 살았다 싶으면
내가 스스로의 죽음을 선택할 수 있으면 좋겠다.
스콧 니어링처럼(그 부인 헬렌 니어링이었던가?)
어느 순간 식음을 끊고 조용히 죽음을 맞이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