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 -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1
우석훈.박권일 지음 / 레디앙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결혼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고부터였다. 왜 나는 이토록 늦게 부모에게서 독립하는 걸까?

그리고 결혼하더라도 첫 아이를 낳기 위해서 희생해야 할 것이 너무나 많음을 깨닫고 우리 나라는 아이를 낳아서 잘 키울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준비된 나라가 아니라는 사실에 개인적인 좌절감을 느꼈다.




우리 아버지 세대는 안 그랬다.

대학 나오면 직장을 가졌고, 결혼을 했고, 지금 나보다 더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았다. 지금 우리들에게 ‘우리 땐 안 그랬다~’라느니 ‘너희가 너무 게을러서 그래’라는 말은 아무 소용이 없다. 언제부턴가 어렴풋이 깨달았던, 이 사회가 뭔가 부조리해..라는 느낌을, 이 책을 쓴 우석훈 박사는 알기 쉽게 정리해놓았다.




저자는 이 책을 읽을 사람이 십대이길 바라는 것 같았지만, 지금 30대인 나를 비롯해서 이해력이 있는 전 세대를 대상으로 이 책이 읽히기를 나는, 바란다.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하다면 이 책은 10대와 20대를 자극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읽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답이 없을 것만 같은 88만원 세대, 비정규직 문제의 해법에 대해서 저자는 다양한 해외사례를 보여준다. 비정규직 문제는 단순히 노동시장의 왜곡에서만 끝나는 게 아니다. 이 사회의 비정규직 확산과 우리나라의 이상하리만치 정체된 개인의 사회적 독립, 해마다 바귀는 교육 이슈들..모두가 한 맥락이다.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사례들에서 우리나라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안하고’있는 것도 많다는 걸 알려준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안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소통’ 인 것 같다. 세대 내 경쟁은 우리에게 익숙한 개념이지만 세대 간의 경쟁이란 문제제기는 신선한 만큼 충격적이다.




여러 가지 대안이 있을 수 있음에 다시 한번 놀랐다. 하필 총선을 앞두고 이 책을 읽어서인지 후보들의 공약에 귀가 솔깃해지곤 한다. 과연, 우석훈 박사가 제시하고 있는 대안에 가까운 공약은 없는 것일까? 현실적인 제약은 있겠지만, 그리고 저자의 말이 무조건 옳다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꿈틀대볼 수는 있지 않은가.




정말 여러 가지를 느꼈다.

진실로, 우리나라 청소년들과, 그 청소년들이 부모들과, 정치인들과 학교 선생님들이 이 책을 읽어주기를 바란다. 우리는, 너무 암울하다. 난 나의 윗 세대들이나 아직 한참 어린, 내 수업을 듣고 있는 20대들과 승자독식의 경쟁을 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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