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민의 한양읽기 : 궁궐 상 홍순민의 한양읽기
홍순민 지음 / 눌와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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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민의 한양읽기 궁궐 상

모르는 게 많아서 힘들다고 생각했지만, 잘 못 알고 있는 게 많아서 힘들다.”라는 말을 했다. 내가 4년 간 북포럼에 참여 하면서 가장 가슴을 파고든 말이었다. 홍순민의 한양읽기 궁궐을 읽으면서도 같은 느낌이었다. 홍순민 작가의 글이 100% 맞다고는 할 수 없다. 허나, 적절한 근거를 둔 것에는 일면 타당하다고 느꼈다. 한양의 궁궐은 일제 식민지 상황과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유실됐다고 한다. 일제 식민지 하에서 우리 민족과 문화는 왜곡되고 사라졌다. 그것이 지금도 그대로 내려 오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일 것이다.

만남의 광장인 서울 종각역. 책에서는 종루라고 표현했다. 종각은 1층이고 종루면 2층이라는 의미다. 종각의 위치도 지금의 위치가 아니라고 한다. 밀리고 밀려 지금의 위치며, 33번의 종을 치는 것도 별 의미가 없다고 한다. 도성 전체에 시각을 알려준 종소리가 지금은 없다. 저자는 종을 치면서 시각을 알려주는 것도 일면 의미가 있지 않을까 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궁궐은 그럼 무엇일까? 임금이 사는 곳이 궁궐이다. 그러나 요즘은 고궁이란 말을 한다. 경복궁, 창경궁, 덕수궁 등을 다녀 와서 남기는 글 중 많은 글이 고궁산책이란 말을 쓴다. 그렇다. 저자의 말처럼 사람이, 임금이 살지 않고 죽어버린 궁이란 의미다.

궁궐이 구조와 건물들에 대해 풀이했는데, 이건 뭐 전문가나 전공자가 알아야 할 수준이다. 나처럼 일년에 한 두 번 가는 사람에게는 여간 어려운 내용이 아니었다. 궁궐에 대해 자세히 안다면, 궁궐을 찾았을 때 보는 멋이 더하겠지만 말이다.

궁궐을 보면서 가장 궁금했던 건, 궁궐 건물의 요소들이었다. 138페이지에는 건물의 요소들이 자세히 풀이돼 있다. 궁궐 건물의 가장 상단이 용마루, 용마루 끝이 취두, 내림마루, 귀마루, 토수, 상월대, 하월대 등 궁궐의 건물 요소들에 대해 시원스럽게 명칭을 알 수 있었다. 가끔 궁궐의 사진을 찍고 저기 명칭이 뭐지? 하면서 검색을 한 적이 있다. 검색에서도 시원스럽게 알 수 없었지만, 홍순민의 한양읽기 궁궐 상권에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겉모습을 보았다면, 건물의 기둥, , 도리, 서까래 등도 알아야 한다. 다포구조와 이익공 구조 등을 설명하는데, 이거 참 어렵다. 저 당시 이런 기술이 있었던 게 놀랍기만 하다. 지금이야 시멘트를 들이 붙고 철근으로 이어버리는 집이 대부분이지만, 궁궐은 그렇지 않다. 여러 구조물이 얽히고 설키면서 지붕을 받힌다. 지붕의 모습도 여러가지다. 맞배지붕, 우진각지붕, 팔작지붕, 사모지붕, 육모지붕, 팔모지붕 등 다양하다. 창덕궁 후원을 관람하면서 우리나라 지붕이 아닌 것 같았는데, 지붕 형태가 다양하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됐다.

그저 내 눈에 낯설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게 잘못됐겠지만, 어쩌겠나 나는 중학교, 고등학교 국사시간에 이렇게 배운 적이 없다. 국사는 그저 암기해서 시험보는 과목이었다. 그 시험 점수로 내신만을 생각했기에 국사란 과목이 재미 있을리 없었다. 고등학교까지 국사는 체험과 이야기하는 수업으로 바뀌면 좋겠다.

궁궐을 이야기하다 보면, 법궁과 이궁이란 말을 한다. “임금이 어느 궁궐에 들어가 사는 것을 임어라 하고, 기거하는 궁궐을 옮겨가는 것을 이어라 하며, 다시 원래의 궁궐로 돌아오는 것을 환어라 한다. 임금이 임어하는 공식 궁궐들 가운데서 으뜸이 되는 궁궐을 법궁이라고 하였다.(p 162)”라고 궁궐의 명칭을 구분했다. 법궁이라고 하면 따라오는 것이 이궁이다. 조선시대에는 법궁과 이궁 양궐체제였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경희궁, 인경궁, 경운궁 6개 궁이 법궁이 되었다가 이궁이 되었다가 했다고 한다. 허나, 경복궁은 조선시대 으뜸이 법궁이었다. 경희궁과 인경궁은 법궁인 시기가 없었고, 1896년부터는 법궁과 이궁의 구분이 없었다고 한다.

책에서는 자세히 기술하고 있지 않지만, 을사늑약의 매국노들은 동학에서 기인한다. 전봉준은 죽고 나머지 이들이 일본으로 가 외세를 끌여들어 체결한 것이 을사늑약이다. 책이 궁궐에 포커스를 맞췄기에 이 부분은 기술하지 않은 것 같다. 여튼, 경운궁은 화재가 나고 순종은 창덕궁으로 이어한다. 경술국치로 임금의 공식적인 공간은 사라졌다.

홍순민의 한양읽기 궁궐 상권은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던 궁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주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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